정지은 청주시 서원구 주민복지과
[시론]

봄이 찾아왔다. 모두가 한해를 시작하면서 새해 계획을 세우기 마련이다. 필자는 지난 가을, 첫 발령을 받은 새내기 공무원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풋내기인지라 주어진 업무에 익숙치 않아 주위 선배들에게 배우고 또 법과 지침 등 관련규정을 연찬하며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새내기공무원의 새해 설계는 여간 막막한 게 아니다. 좀 더 빨리 업무를 배우고 익혀서 주어진 업무와 연관된 민원만이라도 만족스럽게 처리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일천한 공무원 경력으로 민원인을 대하기도 버거운 게 현실이라서 2016년 병신년에 필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해봤다. 어떻게 해야 좀 더 빨리 업무를 파악해 민원인이 만족할 수 있는 업무 처리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학창시절 읽었던 책 속의 글귀가 생각났다.

‘말이 고마우면 비지 사러 갔다가 두부 사온다.’ 이 말은 아무리 어려운 심부름이나 부탁이라 할지라도 말이 다정하고 고마우면 비지를 사러 갔다가도 두부를 사온다는 말. 즉, 사소한 것 같은 말투 하나에도 정감이 있을 때 이왕이면 좋은 쪽으로 선택하게 돼 더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말이다. 이 글귀와 함께 새내기로 일하면서 내가 받았던 따뜻한 인사들이 떠올랐다.

5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내가 받은 따뜻한 인사는 새내기 공무원으로서 자신감과 책임감을 갖게 해 주었다. 이른 아침 출근길에 주고받는 밝은 인사는 피곤한 아침을 상쾌한 아침으로 만들어줬고, 서툴고 부족한 점이 많은 필자에게 ‘잘했다, 고생했다’ 격려해주시는 선배들의 인사는 내가 맡은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심어주었다.

그리고 지난 1월 생일을 맞아 매주 금요일 직원들의 생일을 알려주는 구내 방송과 과에서 마련한 생일 축하 시간을 통해 많은 축하 인사를 받았다. 직장에서 처음 맞는 생일이었는데 직원 모두가 모여 축하해주신 덕분에 다른 때보다 훨씬 더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런 따뜻한 인사를 통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 대한 애사심,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 대한 존경심과 동료애가 깊어졌다.

이처럼 만났을 때 건네는 말 한마디는 사소한 일상이지만 마음으로 느끼는 따뜻한 말 한마디는 사소하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 주민복지과에서 업무를 담당하면서 구청으로 찾아오시는 많은 분들을 뵙게 될 것이다. 이제는 내가 받았던 따뜻한 인사를 그 분들께 나눠드리고 싶다. 2016년에는 앞으로 뵙게 될 민원인이나 직장 내 선배 공직자분들께 따뜻한 인사로 기분 좋은 에너지를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더 나아가 청주시 서원구에서도 서원 사랑 운동의 시책 중 하나로 ‘안녕하세요, 좋은 이웃’을 추진하고 있다. 서로에 대한 무관심으로 인해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웃 간에 얼굴도 모르고 사는 요즘, ‘이웃 간 인사하기’라는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시작으로 정이 넘치고 행복한 서원구, 사람 중심의 공동체 문화를 회복하기 위한 시책이다. 처음 발령받아 낯선 환경 속에서도 따뜻한 인사로 행복해졌던 내 마음처럼 우리 서원구민, 청주시민들도 오며 가며 만나는 이웃 간 인사를 통해 몸도 마음도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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