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멋대로 조정 보이콧”
“민심 외면 정치권 표로 심판”

▲ 충북 '남부 3군(보은·옥천·영동)' 선거구에 편입된 괴산지역에서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현수막과 투표를 거부하자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내걸려 대조를 이루고 있다. 연합뉴스
괴산군의 이번 20대 총선 투표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군민들은 투표거부를 주장하고, 또 다른 주민들은 적극적인 투표로 군심을 보여야 한다며 투표참여 찬반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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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군은 13대부터 19대 총선 때까지 도내 평균 투표율보다 항상 높은 투표율을 기록해 왔다. 지난 19대 총선에서의 투표율은 60.4%였다.

그러던 괴산군에서 20대 총선 투표율이 19대 총선(60.4%) 때보다 훨씬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19대 총선 때와 비슷하거나 도내 평균 투표율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처럼 투표 찬반논란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괴산이 원치 않았던 '남부 3군(보은·옥천·영동)' 선거구에 편입되면서 불거졌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동일 생활권이었던 증평·진천·음성과 한 선거구였던 괴산은 이번 총선에서 남부 3군에 편입됐다. 인구 하한선에 미달한 남부 3군을 독립선거구로 유지하려는 조처였다.

투표율 하락을 점치는 이들은 괴산을 생활권이 다른 남부 3군에 편입시킨 선거구 획정 결과에 불만을 품은 군민들이 선거 보이콧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 괴산 출신 경대수 의원이 '중부 3군'을 지역구로 택하면서 '동남 4군(보은·옥천·영동·괴산)'에 괴산 출신 후보자가 나오지 않은 것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괴산읍내 곳곳에 총선 거부 플래카드를 내건 '괴산군 총선투표 반대위원회(이하 반대위)'는 다음 달 3일과 8일 괴산 장날에 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한편, 반대위의 총선 거부 움직임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들은 적극적인 투표로 괴산군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선거구를 획정한 정치권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확산하면 오히려 역대 어떤 선거보다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임각수 괴산군수도 지난 23일 성명서를 통해 "선거구 획정 결과가 안타깝지만, 막대한 혈세와 행정력이 투입되는 선거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며 "소중한 한 표를 꼭 행사해 주권을 행사해 달라”고 밝혔다.

동남 4군 선거구에서는 옥천 출신인 새누리당 박덕흠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한 후보가 리턴매치를 벌인다.

박 후보와 이 후보가 선거구 획정 결과에 상심한 군민의 표심을 다잡기 위해 적극적인 구애 공세를 벌이는 것도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 후보 모두 괴산지역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고 나와야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두 후보가 괴산에 상주하다시피 하는 이유다.

선관위 관계자는 "반대위의 투표 거부가 당혹스럽지만 군민이 신성한 주권을 행사하도록 투표 독려 캠페인을 벌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괴산=김영 기자 ky5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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