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안 씨 일부 혐의 인정… 암매장 관련 거짓말탐지 결과 거짓 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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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2011년 학대를 당해 숨진 뒤 충북 진천 야산에 암매장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승아(당시 4살) 양이 생전에 친모 한모(36·지난 18일 사망) 씨와 계부 안모(38) 씨에게 상습적인 학대와 폭행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23일자 6면 보도>

청주 청원경찰서는 계부 안 씨에 대해 숨진 승아 양을 폭행한 혐의를 추가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경찰은 한 씨가 2011년 6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자신의 심경을 기록한 공책과 휴대전화에 저장한 메모의 내용을 공개했다.

한 씨의 메모엔 자신의 친딸을 혼내는 남편 안 씨에 대한 원망과 이들 부부의 불화원인을 제공한 승아 양에 대한 분노가 담겨있다.

이 메모에 따르면 안 씨 부부는 결혼을 3개월 앞둔 2011년 4월경 보육원에 맡겨두었던 승아 양을 데려와 함께 살았다. 한 씨에게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안 씨는 이들 모자와 동거를 수락했으나 이후 가정불화이 잦았다는 것이 경찰이 설명이다.

여기에 경제적 어려움과 남편의 게임 중독이 겹쳐지면서 아내 한 씨의 원망과 분노는 깊어졌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한 씨가 아이에 대한 상습적인 학대를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 씨가 계부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임신한 이후부터 숨진 승아 양에 대한 냉대가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 남편 안 씨는 "1~2차례 아이를 때린 적은 있다"며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안 씨를 상대로 아동폭행과 학대 혐의를 추가하고 추가적인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곽재표 청원경찰서 수사과장은 "거짓말탐지 실시 결과, '아이를 야산에 묻었다'는 안 씨 진술은 거짓으로 판지됐다. 또,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들도 '안 씨가 거짓말과 임기응변에 능하다'고 분석했다"며 안 씨의 진술 신뢰도를 낮게 봤다. 이에 경찰은 안 씨의 진술 외에 당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증거 확보에 집중할 뜻을 내비쳤다.

함문수 기자 hm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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