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금남면 발산리 신설” 공약
“호남선 중 일부가 정차하는 것, 오송역 기능분산 아냐” 충북 반발 의식
여야 충북도당 일제히 우려 표명... 선거전 진행될수록 논쟁 거세질 전망

4·13 총선을 앞두고 KTX 세종역 신설 공약이 충청권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세종시에 출마하는 무소속 이해찬 의원은 KTX 세종역이 신설되더라도 충북의 오송역 기능을 위축시키지 않고 대전권과 충북권이 상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유권자들에게 핵심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충북지역 정치권에서는 오송역의 위상을 흔드는 무책임한 공약이라며 철회를 요구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공식 선거운동 돌입 시 뜨거운 공방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이해찬 의원은 두 번째 공약발표회를 통해 세종시 금남면 발산리에 KTX 세종역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KTX 세종역은 BRT(간선급행버스체계) 환승이 가능하도록 설계하면 신도심권에서 10분 내외에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KTX 세종역을 신설하면 장기적으로 신도시권에서 50만명과 대전의 유성·대덕구에서 53만명 등 모두 100만명의 수요가 예측된다”며 신설에 대한 타당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또 “KTX 세종역은 실질적인 행정수도인 세종시의 접근성을 강화해 행정 비효율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KTX 세종역 신설에 대해 충북권의 반발을 감안한 듯 “오는 8월 수서발 KTX가 운행되면 KTX 증편이 이어져 기존 오송역의 기능을 위축시키지 않고 대전권과 충북권이 상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오송역은 경부선과 호남선이 통과하지만 KTX 세종역은 호남선 중 일부가 정차하는 것”이라며 “오송역 기능이 분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 의원이 KTX 세종역 신설과 관련해 보다 구체화된 내용을 담아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충청권 총선에서 뜨거운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충북지역 정치권은 이 의원이 이달 초 KTX 세종역 신설을 공약으로 발표하자마자 공약 철회를 요구하는 등 반발 움직임을 보였다.

새누리당 충북도당이 성명을 통해 “오송역의 위상에 찬물을 끼얹고 지역 간 분열과 갈등만 초래하는 무책임하고 잘못된 행태임이 분명하다”며 선심성 공약이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했다.

이어 “오송역의 위상을 저해하는 그 어떠한 시도도 좌시하지 않겠다"며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충북도당 위원장도 “KTX 세종역 신설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세종시의 근본이념을 도외시하고 충청인을 분열시킬 뿐"이라며 "선거 때마다 불필요한 논쟁과 소모적인 공방을 벌이는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KTX 세종역 신설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불러 모을 수 있는 민감한 이슈”라며 “총선 정국이 달아오를수록 신설 여부에 대한 타당성 논쟁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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