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행사 빙자 실내테니스체육관 임대
부스 만들어 재임차 방식으로 폭리
공공시설, 영·유아 용품 판매장 둔갑

영·유아 관련 용품 판매업체가 공공재원으로 지어진 천안실내테니스체육관에서 난장 장사판을 벌여 말썽을 빚고있다.

이 업체는 불과 몇 백만원을 내고 실내체육관 등을 통째로 임차한 뒤 부스를 만들어 재임차(전대)하는 방식으로 폭리를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천안시에 따르면 천안시 불당동 천안시청 바로 옆 천안실내테니스장에서는 17~20일까지 '제12회 천안베이비페어(육아박람회)'가 열렸다. 이 육아박람회는 '드림기획'과 '이앤애드'라는 행사 전문업체가 공동으로 영·유아교육의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교육 박람회라는 거창한 슬로건을 내걸고 주최했다.

하지만 이 행사는 공공행사를 빙자해 각종 영 유아관련 용품을 판매하는 불법 판매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로 3m 세로 3m 크기의 부스 190여개가 설치된 실내테니스장에서는 유아용품을 중심으로 160여개 업체가 입점해 4일동안 상품판매에만 열을 올렸다. 주최측이 사전 홍보한 태교나 유아교육을 위한 공공적 행사는 찾아볼수 없었다.

대신 유모차, 이유식,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아동완구, 제대혈은행, 보험 및 금융상품 등이 판매부스에 전시됐다. 국민체육진흥을 위해 지어진 전문테니스장이 대규모 유아용품 판매시설로 둔갑한 것이다.

시민들은 공공체육시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난장판에 대해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주부 이영미(36 천안시 불당동)씨는 “유아교육의 정보를 안내하는 박람회라해서 믿고 행사장을 찾았는데 각종 제품을 팔기위해 혈안이 된 장사꾼들만 있었다.”며 “세금으로 지어진 공공체육시설에서 시민들을 우롱하는 민간 상업행사가 열리는 것이 이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박람회를 주최한 행사 전문업체는 실체테니스장을 불법 전대한 의혹이 제기되고있다.

드림기획은 천안시설관리공단에 4일동안 720만원의 사용료를 내고 천안실내테니스장을 임차했다. 그리고 그곳에 190여개의 부스를 설치한 뒤 1개당 100여만원이 넘는 부스 사용료를 받았다. 헐값에 체육시설을 임차한 기획사가 떳다방 유통업자들에게 이를 재임차해 폭리를 챙겼다는 의혹이다.

천안시 종합체육시설 관리 운영 조례는 '전용 허가를 받은자는 시장의 승인없이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전대할 수 없다'며 양도 및 전대금지를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 또 '상행위 등 공익상 부적당하다고 인정될 때'는 체육시설 사용을 허가하지 못하도록 돼있다.

테니스 동호인· 지역 유아용품 판매업체들은 "백주 대낮에 그것도 시청 바로 앞 공공체육시설에서 불법 장사판이 가능한 것이냐"며 “시는 임대배경과 불법전대 의혹에대해 밝혀야 할것”이라고 따져 물었다.

천안=전종규 기자 jjg280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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