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관 청주의료원장
[목요세평]

환절기에 큰 일교차, 황사, 미세먼지 등이 우리 생활에 영향을 주면서 감기 증상으로 고생하는 도민들이 많아졌다.

그렇다면 감기란 무엇인가? 감기란 말은 의학 용어는 아니다. 의학적으로는 급성 비인두염, 즉 코와 목구멍 부위에 염증이 생겨서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대부분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흔히 이야기 하는 대로 '감기가 만병의 근원'인가? 그에 대한 답은 '아니다'이며 잘못된 표현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꼭 알아야 할 것은 많은 병의 초기 증상이 감기같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간염, 결핵 등 대부분의 감염성 질환은 물론이고 요즈음 환자가 많아진 알레르기 질환, 나아가 에이즈 등 면역결핍질환, 심지어는 암까지도 초기에는 감기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감기가 만병의 근원이다'라는 말은 감기 증상을 잘 구별해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돼야 할 것이다. 의사들 사이에서 외과의사는 맹장염으로 시작해 맹장염으로 끝난다는 말과 같이 소아과 의사는 감기로 시작해 감기로 끝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감기의 감별은 매우 어렵고 중요한 것이다.

흔히 나타나는 증상에는 발열, 오한, 두통이나 근육통, 전신쇠약, 식욕감퇴, 보챔 등의 전신 증상이 있고, 기침, 콧물, 재채기, 코막힘, 인두통 등과 같은 국소적 증상들이 있다. 물론 토하거나 설사 등 위장관 계통의 증상을 호소하는 것도 소아에서는 드물지 않다. 치료의 두 번째 목표는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을 조기에 찾아내고 그에 대한 적절한 치료로 환자가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것을 줄여 주는 것이다. 그리고 감기 증상으로 시작되는 다른 질환과의 감별도 또 하나의 중요한 목표로 생각할 수 있다.

만약 감기가 1주일 이상 지속되면 합병증은 없는지, 아니면 다른 병이 아닌지를 확인해야 한다. 합병증으로는 중이염, 기관지염, 폐렴 등이 흔한 것으로 그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전신증상과 합병증은 특별히 소아에서 자주 나타나기 때문에 부모들은 아이들이 감기에 걸렸을 때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 즉 1년에 5번 이상 감기를 앓는 아이들은 혹시 알레르기 질환이 없는지에 대해서 알레르기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감기는 예방주사가 없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종류가 많고 또 같은 바이러스라도 변형이 빨리 되기 때문에 예방주사약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감은 예방주사가 있고 매우 효과적이다. 물론 예방주사를 맞아도 완벽히 예방되는 것은 아니나 노약자, 심장이나 폐에 질환이 있는 환자는 해마다 꼭 맞도록 권하고 있다.

감기에 걸리는 것과 가장 관계가 있는 것은 감기 환자와의 접촉이다. 가능하면 접촉을 피해야 하겠지만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새학기가 시작된 이맘때에는 감기 환자가 늘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좋은 생활 습관이다. 무엇보다도 손을 자주 닦을 것을 권한다. 외출 후에는 꼭 양치질을 하고 균형 잡힌 식생활, 충분한 휴식과 수면도 신경 써야 한다. 담배를 피지 않는 것은 본인이나 식구들의 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므로 꼭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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