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인 기업경영 환경이 악화되면서 지역업체들이 고사 직전까지 내몰리고 있다. 극심한 내수침체로 매출 감소에다 각종 원자재 가격 폭등, 환율 급락까지 겹쳐 지역업체들의 경영환경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연말을 맞으면서 금융권에서의 돈줄 죄기도 여전해 이래저래 기업들의 숨통이 막히고 있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밝힌 '대전·충남지역 어음부도 동향'에 의하면 지난달 어음부도율이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전달 0.32%였던 어음부도율은 한 달 만에 무려 0.10%포인트나 올라 상승률면에서도 올 들어 가장 가파른 수치를 보인다. 부도금액도 전달보다 36억원이 증가한 150억원으로 월별 부도금액 중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나 지역업체들이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업종별로도 제조업이나 도·소매업은 물론이고 건설업까지 전 업종에서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대전의 경우는 도·소매업의 부도가 늘었고, 천안의 제조업과 홍성지역의 농림어업 등에서 거액의 부도가 발생하여 업종이나 지역 구분 없이 지역 내 기업들의 어음부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비단 우리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산업기반이 취약한 우리 지역의 경우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매출감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자금수요는 급속히 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의 급락으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고, 지역연고 금융기관이 전무하여 외부자금조달도 계속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상황이 조만간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내수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누적된 자금난에다 당분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도 힘들어 앞으로의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가뜩이나 신행정수도 건설 무산으로 인한 상실감이 극에 달해 있는데 지역경기마저 바닥을 기고 있어 성장동력을 완전히 상실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더 이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