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각종 경기지표 곤두박질
유통·외식 매출부진… 부양책 절실
총선 매몰된 지역리더들 ‘나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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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지역 경제가 휘청거리고있다.

개점휴업 상태인 영세 자영업체가 속출하고 건설업계는 일감이 없어 아우성이다. 실업자는 사상최대 폭으로 치솟아 고용불안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경제불황의 골이 깊어지고있지만 지역의 리더들은 감투 싸움에 강건너 불구경이다.

천안시·지역상공인·유통·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지역의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지역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각종 실물 경기지표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

경기흐름을 주도하는 유통업의 경우 지역백화점 2곳의 지난해 실적은 전년대비 0.5~1.3% 오르는데 그쳤다. 원가와 물가 인건비 상승률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성장이다. 대형 유통점 5곳 역시 상권 좋은 극히 몇 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적자운영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바닥경기 흐름을 가늠할수 있는 외식업계는 최악의 불황을 호소하고 있다.

불황에 오히려 판매량이 증가한다는 소주의 소비가 급감하면서 식당마다 재고량이 쌓여가고 있다.

진로 천안지점에 따르면 지난해 도매상으로 나가는 소주 판매량이 25%정도 줄었다. 식당 등 업소에서 실제 판매되는 소주 판매량은 이보다 더 줄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진로 천안지점관계자는 "최근 10년 동안 소주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작년이 처음 일 것"이라며 "잘 나가는 몇 곳을 빼고는 식당과 술집에 인적이 끊겼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근간인 건설업계도 일감이 없어 난리다.

민간 건설경기가 위축되고있는 마당에 그나마 건설경기를 지탱해온 관공사 발주액이 매년 축소되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2012년 이전 매년 평균 1000억원에 달하던 천안시 도로건설 부문 예산은 2013년 542억원에서 2014년 360억원까지 축소 편성됐다. 지난해 동서관통대로 건설이 본격화되면서 879억원으로 다소 회복했지만, 올해 다시 562억원으로 추락했다.

소규모 건설업체(전문건설업)들이 선호하는 관 발주 수의계약 예산 역시 계속 줄고있다. 천안시에 따르면 2012년 133억원(1391건)이었던 수의계약 예산(읍면동 발주액 포함)은 2013년 119억(1294건), 2014년 115억원(1240건)까지 떨어졌다. 소규모 관 공사 의존도가 높은 전문건설업계에게는 직격탄이다.

경기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실업자도 치솟고있다.

천안고용안정지원센터에따르면 지난해 실업급여 수급 신청자수는 1만 5107명으로 전년동기(1만6명)보다 51%가 급등했다. 2012~2014년 3년 간 실업급여 수급 신청자 증가수가 매년 평균 7.5%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폭발적 증가세다. 이 기간 천안의 실업급여신청자수는 제조업의 도시 울산, 포항과 비슷한 수준이다.

장원철 교수(단국대·전 충남테크노파크 원장)는 “(지역경기 불황은)내수경기 침체와 지역 자영업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 삼성 등 대기업들의 긴축경영이 직접적 원인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지역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와 이슈의 발굴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본다”며 “일단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할수 있는 가시적인 경기 부양책을 고민하고, 장기적으로는 천안 고유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 내기 위한 대안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천안=전종규 기자 jjg280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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