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희 플랜트치과 대외협력원장(예비역 육군 준장)
[시론]

30년 넘게 군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요즘 긴장과 훈련 속에 참 많은 땀을 흘리고 있을 장병들을 응원한다.

그제부터 ‘키 리졸브’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한다. 북한이 최근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핵미사일 도발을 저지른 데 대한 경고성이다.

규모가 어찌하든 이 훈련은 북한의 기습도발 혹은 그 징후에 대한 대응훈련으로서 근본적으로 방어적 성격을 갖고 있다. 이것이 ‘키 리졸브 연습’의 목적이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다.

군에 있을 당시 한반도의 가상 전쟁연습을 할 때마다 수없이 묻고 들은 말 중의 하나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다. 전쟁터에서 전투원들이 작전의 목적을 명확히 알아야 전투 효율성과 정신무장도 높아지기 마련인데, 바로 그 명분과 당위성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에 해당된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Strategical Communication)'은 일반적으로 '어떠한 위기(상황)과 과제를 효율적,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해 집단의 구성원들이 유기적으로 협력, 대응할 수 있도록 공유하는 인식과 대책'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용어가 비단 군에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기업 마케팅에서부터 국가의 중대사와 정부 정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다.

가전 기기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을 다른 브랜드들과 차별화시켜 소비자들의 호감을 살 수 있도록 각기 우수성과 장점을 부각시킨 홍보 메시지를 고안해낸다.

그리고 이것은 기업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으로써 직원들부터 단단히 무장해줄 것을 요구한다.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국가 차원에서도 국민의 참여와 결속을 필요로 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있다. 대외 신인도와 관련된 한국인 스스로의 평가, 국제 테러 단체 활동에 대한 대비, 주변국과의 역학 관계와 국가이익, 북한의 군사위협과 도발에 대해 국민이 공유하는 인식과 대책 등이다. 모두가 우리의 안전, 생존 문제와 직결되지 않은 것이 없다.

국가안보와 국가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외부를 향한 국민의 한목소리로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함께 모색하고 동참하는 것은 그것을 필요선으로 지지하든 필요악으로 허용하든 개인의 편익과 정치적 득실을 넘어서는 성숙한 국민정신이며 나라사랑하는 마음의 재무장이다.

이달 말이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0대 국회의원 선거운동에 한 가지 바람이 있다. 국가적 차원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해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꼭 6년 전 3월에 발생한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에 일부에서 제기한 주장 때문에 국민이 상처받고 국력을 소모했던 쓰라린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온기 보다는 냉기가 더 느껴지는 이때 안보, 경제, 외교, 정치 등 각 분야에서 굳건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큰 힘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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