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전용 천주교 대전교구 산성동성당 주임신부
[시론]

지난해 12월 8일 천주교 대전교구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선포하신 자비의 희년을 시작하며 더불어 교구 시노드 개막을 선포했다.

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이날 대전 대흥동 주교좌성당에서 '교구 자비의 희년 개막 및 교구 시노드 개막 선포 미사'를 주례하고 교구 설정 70주년을 맞는 2018년까지 3년간 교구 공동체의 쇄신과 변화를 위해 교구 시노드를 개최한다고 선포했다.

이번 대전교구 시노드는 선포일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시노드 준비를 위한 기초 단계, 내년 하반기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준비 단계, 그리고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까지 본회의 단계로 각각 회기를 설정하고 시노드를 진행한다.

한국 교회에서 교구 시노드가 열리는 것은 조선대목구 시노드(2회)와 서울대목구 시노드, 부산·대구·인천·수원·서울·청주교구 시노드에 이어 이번이 열 번째다.

그렇다면 시노드란 무엇인가? 시노드(synod)란 교회의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모여 토론하고 결정했던 교회회의의 명칭으로, 라틴어로 시노두스(synodus)라고도 한다. 희랍어에 어원을 두고 있는 이 말은 '함께, 같은 장소에, 동시에'를 뜻하는 단어(syn)와 '길, 여정, 방법'을 뜻하는 단어(hdos)가 합쳐져 이뤄졌다. 어원대로 풀이하면, 한 곳에 함께 모여 같은 목표를 향해 공동의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함께 하는 여정'을 의미한다.

대전교구 시노드의 큰 주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이날 발표한 담화문에서 농촌과 도시의 격차, 이주노동자, 다문화가정, 청소년에 대한 선교, 생태 회칙을 반영하는 삶의 변화, 세속화 위기와 신앙인다운 삶 등을 대전교구가 맞닥뜨린 과제로 지적했다.

그는 '함께 길을 간다'는 뜻의 "시노드를 통해 함께 걸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보듬고 배려하면서 신앙인으로서의 삶에서 만나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노드의 궁극적 목표는 '친교의 영성을 향한 하나됨의 길'임을 강조했다. 이 길은 함께라면 갈 수 있는 길, 함께여서 갈 수 있는 길, 함께이기에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길이며,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차이가 이해로, 이해가 일치로 변화되는 신비의 여정을 이끌어 주시리라 믿으며, 우리 모두 겸손한 마음과 자세로 시노드를 위한 기도를 시작하자고 모든 교구민들에게 청했다.

갈수록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불평과 불만, 갈등과 대립이 커지는 이 세상 안에 천주교회가 세상의 일치와 평화, 그리고 대화와 친교의 다리요 모범이 되기를 희망한다. 또한 3년간 열리는 천주교 대전교구 시노드가 천주교회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용서와 화해, 배려와 통교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 주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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