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30일간 각계 의견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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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역참동계발휘서.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25일 ‘주역참동계’ 등 4건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주역참동계(周易參同契)’는 후한조(後漢朝) 위백양(魏伯陽·100~170년)의 저술로, 도가(道家)의 심신수련 방식과 장생불로(長生不老)를 위해 복용하는 단약(丹藥)의 제조법에 관한 4~5자의 운문(韻文)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주역참동계’는 명조(明朝) 초기에 장본진(張本鎭·생몰연대 미상)이 송말원초(宋末元初)에 유염(兪琰·1258~1327년)이 저술한 ‘주역참동계발휘(周易參同契發揮·3편)’와 ‘주역참동계석의(周易參同契釋疑·3편)’를 합본해 간행한 것을 원본으로 1441년(세종 23년)에 초주갑인자(初鑄甲寅字)로 인출(印出)된 것이다. 초주갑인자로 간행된 ‘주역참동계’는 이것이 유일본으로, 조선 초기의 도가사상과 장례풍속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는 점에서 학술적·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다.

‘은제도금화형탁잔(銀製鍍金花形托盞)’은 은에 금을 입힌 탁잔(托盞)으로, 잔과 잔을 받치는 잔탁으로 구성돼 있으며, 잔과 잔탁의 형태는 모두 6개의 꽃잎형으로 이뤄져 고려 은제탁잔 가운데 가장 뛰어난 조형적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격조 높은 탁잔은 고려 문벌귀족 문화가 화려하게 꽃피웠던 12~13세기의 금속공예를 비롯해 청자에 이르기까지 널리 제작·사용됐으며, 1123년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이 고려를 방문하고 기록한 ‘선화봉사고려도경’을 통해 그 실상을 확인할 수 있다.

‘서경우 초상 및 함’은 조선 중기 문신 서경우(徐景雨·1573~1645년)의 초상으로, 지금까지 심한 손상 없이 원래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작품이다. 머리에는 관복과 함께 착용하는 오사모(烏紗帽)를 쓰고 옷깃이 둥근 흑색의 단령(團領)을 입은 좌안 7분면(左顔 七分面)의 전신교의좌상(全身交椅坐像)으로, 의복의 가슴에는 한 쌍의 학을 묘사한 쌍학흉배(雙鶴胸背)가 수놓아져 있으며, 사모(紗帽)는 끝이 평평하고 양쪽으로 펼쳐진 양각(兩脚)은 넓고 짧으면서 둥근 17세기 초의 양식을 반영했다. 또 양미간에 몇 개의 주름선으로 표현된 진지한 풍모와 양쪽으로 뻗치는 의자 손잡이 등도 17세기 초의 시대성을 보여주는 요소들로 17세기 초상화의 우수한 수준을 잘 담았다.

‘서문중 초상 및 함’은 조선 후기 문신 서문중(徐文重·1634~1709년)의 초상으로, 조선 시대 시복본(時服本) 전신좌상(全身坐像) 가운데 높은 예술성을 잘 보여주는 뛰어난 작품이다. 알맞은 신체 비례와 비교적 사실적인 옷 주름선, 상(像)과 교의, 족좌대의 합리적 연관성 등은 18세기 초 이후의 양식을 뚜렷하게 반영했고, 초상화를 보관한 조선 후기의 함도 남아 있다.

서경우 초상과 서문중 초상은 조선 중기 17세기 초와 조선 후기로 넘어가는 18세기 초에 유행한 화풍상의 특징을 공신상(功臣像)과 평상복인 시복상(時服像) 양면에서 각기 잘 반영된 수작이며, 조선 후기에 제작된 초상함은 초상화와 함께 역사성을 일정 부분 공유하고 있어 함께 문화재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 4건에 대해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노진호 기자 windlak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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