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종 규 충북도의회 부의장
[아침마당]

요즘 젊은층부터 노년층까지 '100세 인생'이란 애잔한 트로트풍의 노래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가사 내용을 보면 최소한 100세까지는 건강하게 살겠다는 의지를 재미있게 읊조린 현대판 장수가(長壽歌)라고 할 수 있다.

지난 40여년간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국민들의 영양상태가 좋아지고 첨단과학 및 의료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빠른 속도로 늘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70년대에 남성 58.6, 여성 65.5세에 불과했던 평균수명이 2014년도에는 여성 85.5, 남성 79세로 45년여 만에 20세 이상 증가했다. 게다가 생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은 120세 정도까지 살 수 있다고 하니 노래 가사처럼 100세 시대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평균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은퇴 후 노후생활 기간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현재 평균 은퇴연령을 55세로 잡을 경우 평균 노후생활 기간이 여성은 30년, 남성은 24년 정도나 된다. 이는 조기사망자를 포함해 계산된 평균수명에 따른 기간일 뿐 불의의 사고만 없다면 실제 기대수명은 100세 이상까지도 볼 수 있다.

특히 근래 들어 청년실업문제가 대두되면서 은퇴 연령이 점차 빨라지고 있어 대부분의 급여생활자들은 퇴직 이후의 생활에 대해 불안감을 표시하고 있다. 불안발생 요소 중에는 경제적 문제가 우선순위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올해 최저생계비는 1인 가구 기준 64만 9932원에 불과한데 이 또한 다른 소득이 있을 경우 이를 제외하고 지급하는 보충급여 방식으로 운영된다. 게다가 노후생활을 위한 사회보험인 국민연금 수령액도 턱없이 부족해 우리나라에서 정부의 복지지원에만 의존해 노후생활을 한다는 것은 결코 녹록치 않다. 그 뿐인가. 과거에는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는 것이 당연지사였지만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도 못하다.

경기개발연구원 보고서(2013)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빈곤 노인 비율이 45.1%로 OECD평균(12.8%)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현 시점은 1955년부터 1963년에 출생한 베이비붐세대가 노인세대에 들어서고 있는데 이들 중 50%이상이 자산축적 정도가 충분치 않아 노인세대 진입 후에도 재취업 등을 통해 일을 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현실이 이러니 노후생활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노후에 대한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는 중장년기부터라도 개별적으로 노후생활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개인별 노후생활 준비를 지원하기 위해 2007년부터 국민연금공단을 통해 '행복노후설계센터'를 시범적으로 운영해왔고 지난해에는 노후준비지표의 개발·보급 및 개인별 노후준비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앙 및 기초자치단체 노후준비지원센터 설치 등을 명시한 ‘노후준비 지원법’을 제정했다. 또한 서울, 대전, 충남 등 일부 지자체는 ‘인생이모작지원센터 설치·운영 조례 제정 및 건강장수사업소 설치’ 등을 통해 지자체 차원의 다양한 노후준비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충북은 2013년 이미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도민의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했을 뿐 아니라, 타 시·도에 비해 고령화 속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충북 역시 노후준비지원센터 설치를 비롯해 100세 인생 시대를 위한 지자체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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