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강부자·양희경 '김수현 사단' 출동…13일 첫 방송

가족의 의미가 점점 퇴색하고 있다지만 김수현 작가는 가족의 가치를 더욱 크게 외친다.

60부작으로 방송되는 SBS TV '그래 그런거야'는 80대에 접어든 '어른'들과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디딘 '초보 어른'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세 번 결혼하는 여자'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김수현 작가는 언제나 그랬듯 '막장 없는' 가족 이야기를 그린다.

이순재, 강부자, 김해숙, 노주현, 양희경 등 이른바 '김수현 사단'이 총출동해 무게 중심을 잡고 서지혜, 조한선, 신소율, 윤소이 등 젊은 배우들이 이야기를 풀어간다.

과거 한 시트콤에서 '야동순재'로 젊은 층에게까지 큰 사랑을 받았던 이순재는 이번엔 노래방을 즐기고, 걸그룹을 보며 미소짓는 낙천적인 89세의 유종철 역을 맡았다.





그는 아내 김숙자 역의 강부자, 처제 숙경(양희경), 세 아들 민호(노주현), 경호(송승환), 재호(홍요섭)와 그 자녀들과 함께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이순재는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새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 제작발표회에서 "왜 이렇게 많은 출연자, 세대를 출연시키나 할 수도 있지만 스스로는 그렇게 살지 못하더라도 '사람 사는 것 같다' '가족이란 저런거지'라는 대리 만족을 줄 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최근 '막장' 주말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 데 대해 "막장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는 '어디까지 가는지 보자'하며 내려본다. 그러나 드라마는 감동을 주고 삶의 지혜를 주는 그런 요인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드라마가 우리의 문화와 역사, 국민적 수준을 대변하는 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부자는 "편집된 영상을 보면서 작품은 너무 완벽한데 내가 너무 서툴구나하고 반성을 했다"며 "요즘 같은 세상에 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지 우리 전 국민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드라마"라고 '그래 그런거야'를 소개했다.

결혼 두 달만에 미망인이 된 뒤 시아버지 민호와 5년째 함께 사는 며느리 이지선(서지혜), 치열한 취업시장을 자발적으로 떠난 재호의 막내아들 세준(정해인)을 통해 요즘 젊은이들의 고민과 생각을 조명한다.

서지혜는 제작발표회에서 "사실 두달 만에 남편이 죽고 시아버지를 모시고 산다는 설정이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시부모를 남이라고 생각하기도, 이혼을 쉽게 생각하기도 하는 현실이지만 지선과 민호의 이야기를 통해 조금 다른 시각과 메세지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막내 며느리 한혜경(김해숙)의 내레이션과 함께 진행된다.

혜경은 매주 한번씩 온 가족이 모여 먹는 식탁을 차려내는 '특등 며느리'이지만 엄동설한에도 선풍기에 의지할 정도로 속에선 열이 치받친다. 김해숙은 인생의 중반부를 넘어서며 겪는 혜경의 복잡한 심경을 특유의 공감가는 연기로 표현한다.

연출을 맡은 손정현 SBS PD는 "'그래 그런거야'는 '인생은 아름다워'로 시작된 김수현 작가의 인생 시리즈 중 한 작품"이라며 "제가 볼때는 전작보다 더 유쾌하고 더 따뜻하고 긍정적이다. '사랑의 뭐길래' 처럼 온 가족이 주말 시간대에 함께 편하게 보실 수 있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18명의 배우 전원이 등장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13일 오후 8시45분 첫 방송.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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