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엔 귀성객·관광객 맞물려 '혼잡'…공원묘지엔 이른 성묘객들
북 미사일 발사 예고기간 이틀 앞둔 접경지, 차분하게 명절맞아

설연휴 첫날일 6일 전국 주요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공항엔 양손 한가득 선물 꾸러미를 든 귀성행렬이 이어졌다.

대전현충원 등 주요 공원묘지에는 많은 인파가 몰리는 설 당일을 피해 차분히 조상을 모시려는 성묘객들로 이른 시간부터 붐볐다.

경기북부, 인천, 강원 등 북한 접경지역은 북한이 예고한 장거리 로켓(미사일)발사 예고기간(8∼25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차분하게 명절을 맞았다.

◇ "기차타고 비행기타고" 역·공항·터미널엔 한복입은 귀성객들

대전역에는 첫차가 출발하는 오전 6시부터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선물보따리를 든 귀성객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오전 9시께부터는 하행선 열차 대부분이 아예 매진됐다.

맞이방에도 고향으로 떠나는 귀성객과 서울 등지에서 고향을 찾아 내려온 수백여명이 교차하면서 평소 주말보다 붐볐다.

서울에서 출발해 청주로 가는 고속버스는 이날 오후 6시 버스까지 이미 대부분 매진된 상태다. 청주를 떠나 부산으로 가는 버스도 사정은 비슷해 오후 4시까지의 예약이 모두 찼다.

대전복합터미널 관계자는 "오전 시간대라 아직 크게 붐비지는 않고 있지만 오후에는 귀성객들로 크게 혼잡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타고 고향이 있는 섬을 찾는 귀성객 발길도 이어졌다.

통영 한산도와 욕지도, 사량도, 두미도, 거제 소매물도 등을 오가는 통영여객선터미널과 거제 저구선착장 등에는 귀성객 모습이 하나 둘 눈에 들어왔다.

통영여객선운항관리센터는 "연휴 첫날에만 17척의 여객선이 114회 운항한다"며 "6천여명 정도가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도 인천∼백령도 등 인천과 섬 지역을 잇는 11개 항로 12척의 여객선은 모두 정상 운항 중이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은 여객선 이용객들이 평소 2천여명이 몰리는 주말보다 20∼30%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공항에는 고향을 찾은 귀성객들과 관광객들이 맞물려 한층 더 붐볐다.

제주공항에는 가족 친지를 만나러 온 귀성객들과 중국 최대 명절 춘제 연휴를 맞아 대거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이번 연휴 기간 중국인 6만여명이 제주를 찾을 전망이다.

청주국제공항도 연휴를 맞아 여행객이 늘면서 평소 이용객(1천700명)보다 2∼3배 많은 사람이 몰렸다.

◇ 공원묘진엔 벌써부터 성묘객…제사용품은 전통시장에서

대전현충원에도 붐비는 시간을 피해 성묘를 하려는 참배객들의 발길이 이른 아침부터 이어졌다.

현충원 관계자는 "아직 오전이어서 성묘차량이 300여대에 머물고 있지만, 오후에는 1만여대의 차량이 몰리면서 주변 도로가 극심한 혼잡을 빚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락공원, 실로암공원 등 부산지역 주요 공원묘지에도 설 당일의 혼잡함을 피하려는 가족 단위 성묘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부산시는 설 연휴 동안 참배객 편의를 위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인 영락공원 운영시간을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3시간 늘렸다.

4만3천여기의 묘지가 있는 인천가족공원에도 오전부터 성묘객들의 행렬이 이어져 1천여명이 다녀갔다.

인천가족공원은 이번 설 연휴(6∼10일)에만 28만명의 성묘객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 부전시장과 자갈치시장, 춘천 중앙시장, 원주 자유시장, 강릉 동부시장 등 지역마다 있는 전통시장엔 제사용품을 사러나온 시민으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또 대형마트나 백화점에는 고향을 찾아가기 전 부모님과 친척들에게 줄 선물을 사는 손길이 이어졌다.

◇ 미사일 발사 예정기간 앞둔 북 접경지 '차분'

경기북부, 인천, 강원도 등 북한 접경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예정기간을 앞두고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설 명절을 맞았다.

국내 유일 비무장지대(DMZ)내 마을인 파주 대성동 마을 김동구 이장은 "북한 미사일 관련 이슈가 들려오고 있긴 하지만 아직 주민들이 위협을 느끼지는 않고 있다"며 "주민들은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설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북한군 포격으로 홍역을 앓았던 연천군 중면도 설맞이에 한창이다. 주민 권오복(58)씨도 "평소와 다를 것 없다"며 "주민들 모두 설렌 마음으로 외지에 나갔던 가족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중단됐다 지난 3일 재개된 휴전선 주변의 안보관광지도 정상 운영되고 있다.

강원도 철원 안보관광지는 직원들이 설 연휴를 보내고자 오는 7∼9일 다시 문을 닫을 예정이다.

철원의 한 주민은 "북한 때문에 긴장이 고조된 게 어디 한두 번이냐"며 "평소처럼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방부대들은 연휴에도 평소와 다름 없이 24시간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선호 유의주 전승현 이승형 전지혜 황봉규 김근주 이해용 이승민 최재훈 윤태현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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