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사회지도층 관행적 비리 척결 앞장
국정원 도청·아파트 비리수사 보람
표지갈이 교수 사건 해결도 긍지
초교땐 야구선수...평소 운동 즐겨
'명장' 한화 김성근 감독 만나고 싶다

▲ 김강욱 대전고검장이 26일 “충청지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 파악해 지역의 이익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김강욱(58) 대전고검장은 “충청지역민이 무엇을 원하는 지 파악해 지역의 이익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이 한마디로 앞으로 대전고검이 해야 할 일과 나아갈 방향을 단호히 정리했다. 김 고검장은 대전이 향후 우리나라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선두도시가 될 것으로 높게 평가했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사범에 대한 엄정한 대처를 약속하기도 했다. 취임 한달을 맞은 김 고검장을 만나봤다.

-취임식에서 부정부패 척결 강조했다.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기 위해서는 다른 일보다는 본연의 임무를 잘 해야 한다. 부정부패 척결은 본연의 업무이며, 검찰의 존재 이유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데 사회지도층 비리 구조적 관행적 비리가 많으면 큰 장애가 된다고 생각한다. 사회와 국가 발전을 위해서 우리가 앞장서야 한다.”

-특수수사 통으로 평가 받는다. 그동안 기억나는 수사가 있나.

“국정원 도청사건을 수사했다. 당시 전임 국정원장 2명을 구속했다. 그러나 수사에 있어서는 큰 어려움이 많았다. 구체적인 증거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언론에서 도청이 있었다고 보도가 나오면서 막막했다. 국정원 담당직원을 불러서 설득해 3명으로부터 자백을 받아냈다. 그 분들의 용기에 사건이 해결될 수 있었다. 국정원 직원들이 수사 대상이었지만, 검사와 같은 입장에서 같은 자세로 사건 해결에 도움을 줬다. 그로 인해 국정원 도청은 이제 없어졌다고 본다. 또 백화점에서 식품 가공일자를 조작한 사건에 대해 처벌한 사건도 있다.

이 때문에 백화점이 식품판매 방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소중한 사건이었고, 국민에게 도움이 됐다고 본다. 아파트 관리 비리 사건도 인상 깊다. 우리나라 주민의 반 이상이 아파트에 산다. 그러나 관리비가 어떻게 쓰여지는 아무도 관리감독하는 것이 없다. 이 사건을 기획수사해 10여명 구속하고, 20여명 재판 회부한 적 있다. 당시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경찰청이 합동으로 수사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5800여명이 입건됐다. 단일사건으로 가장 많은 사람 입건했던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정권의 저승사자라는 평가가 있다. 권력에 대한 수사를 하면 유무형의 압박은 없나.

“전혀 아니다. 그건 외부에서 보는 시각일 것이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만약에 압박을 받았다면 (내가)이 자리에 올 수 있었겠나. 나 보다 정권실세와 더 많이 싸운 사람도 있다. 그런 압박이 있다는 것은 편견일 뿐이다.”

-법무부 대변인을 지냈다. 평소 언론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언론의 중요성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현대사회 특징이 그렇다. 민주주의 국가는 결국 국민이 주인이고, 국민이 중심이다. 국민의 뜻을 국가 기관이 대신하는 거다. 국민의 뜻은 언론을 통해 알 수 있다. 언론에서 말하는 것은 국민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언론에서 그러한 의견을 잘 다뤄달라. 잘못된 것이 있다면 지적도 하고 충고해줬으면 좋겠다. 그러나 질책을 통한 지적보다 칭찬을 통한 독려가 좋을 것이다.”

-의정부지검장으로 근무하면서 표지갈이 교수 180여명을 기소했다.

“그렇다. 모든 검사들의 노력으로 짧은 시간 안에 큰 사건을 끝낼 수 있었다. 수사 초기 전국의 대학교수 210명을 조사했다. 200명 조사하는데 10일만에 다 끝냈다. 이중 180명을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수사 진행과정에 어려움도 많았다. 검사 1명이 하루에 3명을 조사했기 때문이다. 하루에 3명을 조사하기란 참 힘든 일이다. 수사를 마무리했더니 직원들이 많이 뿌듯해하고 긍지를 갖게 됐다. 큰 보람 있었다. 이 또한 우리나라를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는데 일조했다고 본다.”

-오는 4월 총선이 예정돼 있다.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다. 꽃을 잘 가꿀 예정이다. 선거가 공명정대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적법한 선거활동에 대해서는 것에 보장하고 존중할 것이며, 불법선거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대처하겠다. 공명선거가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검사가 된 계기가 있는가.

“경북 안동 촌에서 태어났다. 이 때문에 학창시절 법원과 검찰을 본적이 없다. 만약에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난 야구선구가 됐을 것이다. 공부를 하다보니 서울대 법대에 진학하게 됐다.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 고시공부도 하게 됐고, 그렇게 검사가 됐다. 검사는 능동적인 조직이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바꿀 수 있다.”

-그럼 야구 광이겠다.

“개인적으로 운동을 좋아한다. 모든 운동을 조금씩을 한다. 초등학교 때는 야구 선수를 하기도 했다. 가끔 직원들에게 훈시를 할때도 한화이글스의 예를 들어 말하기도 한다. 현재 한화이글스의 감독인 김성근 감독은 명장이라고 본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

-대전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

“청주지검장을 하면서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방문했던 곳이다. 낯설지 않고 친근감이 느껴진다. 대전에 대한 이미지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대한민국의 중심지로 성장해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도시라고 하겠다. 과학연구단지도 있고 인근에는 세종시와 오창과 오송 등이 있다. 이 곳은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 사업들을 하고 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대전은 생명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는 지역라는 생각이든다. 그리고 검사들이 가장 선호 근무하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서울에서 근무하게 되면 한 번은 지방에 내려와야 한다. 지방근무 지역 중에서 최고다. 교육환경과 지리적 여건 등 모두 좋다. 또 지역적 편견도 있지 않는 포용력 있는 도시라 본다.”

-마지막으로 지역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는 대전과 충청의 검찰이다. 대전과 충청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 지금부터 이 지역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지역 주민이 무엇을 원하는 지 살펴볼 생각이다. 주민의 의견을 업무에 십분 반영할 계획이다. 많은 조언을 부탁드린다.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지역민들의 피부에 와닿게 제도를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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