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수협 대전시 대중교통혁신추진단장
[시론]

대전은 ‘교통의 중심도시’ 라는 도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이는 전국 어디든 2~3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는 사통팔달의 지리적 이점과 경부선과 호남선의 국가교통망이 경유하는 도시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부적 요인 이외에 과연 도시 내부적으로는 그동안 ‘교통의 중심도시’라는 위상에 걸 맞는 교통체계를 갖추어 왔는가에 대해서는 쉽게 긍정하기 어렵다.

1991년 12만대에 불과했던 자동차 보유대수가 2012년 이후 5배 이상인 약 60만대 이상 늘어난 반면, 대중교통에 대한 이용 현황은 크게 늘어나고 있지 않다. 특히 대중교통(버스+지하철)을 이용한 교통수단분담율(2013년, 27.4%)을 보면 전국 최하위 수준을 맴돌고 있는 실정이다.

외부적으로는 ‘교통의 중심도시’라고 표방하고는 있지만 결국 도시 내부적으로는 ‘자가용 중심도시’에 불과한 것이다. 이로 인하여 교통체증 등 사회적 비용은 연간 1조원 이상을 계속 부담해야하는 것이 대전시의 현실이었다. 대전시는 자가용 중심도시에서 대중교통 중심 도시로 변모하기 위해 올해 1월 ‘대중교통혁신추진단’(이하 추진단)을 신설 조직하였다. 앞으로 도시철도 2호선(트램)과 충청권광역철도망, BRT 노선의 구축등을 전담할 예정이다.

이처럼 대중교통 업무를 관할하는 조직을 별도 신설한 것은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도시발전을 위해서는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며, 시민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망을 형성해 나아가겠다는 정책적 의지의 표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대중교통 중심도시로의 발돋움의 중심에는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트램은 건설의 용이성과 경제성, 높은 접근성, 그리고 도시 미관과 환경을 고려한 도시 디자인 형성에 큰 강점을 보이며 최근 세계 여러 도시에서 다시금 각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광주광역시, 위례 신도시에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등 미래지향적인 교통수단으로서 인식의 변화가 일고 있다. 다만, 트램 건설은 단순 토목 사업이 아니라 교통 패러다임의 변화가 수반돼야 하는 장기적인 사업이다. 선로를 달리는 트램은 자동차와 일반도로를 공유해야 하며 자전거, 버스, BRT, 지하철 등 다른 교통수단과도 접점을 찾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배려와 양보의 문화, 대중교통의 필요성 등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전략적인 추진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앞으로 대전시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과 충청권광역철도망의 안정적인 추진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도시철도망 기본계획 수립을 앞두고 있다. 추진동력이 확보된 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대중교통망 중심도시로서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돼야 하며, 무엇보다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공감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대중교통혁신추진단은 계획 단계에서부터 일반시민, 교통 전문가와의 끊임없는 소통과 참여를 바탕으로 일반시민들에게 지지받을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도시의 교통망은 인간의 혈관에 비유되곤 한다. 그리고 그 중에서 대중교통망은 가장 중요한 혈관인 동맥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대전시의 발전을 위한 대중교통혁신추진단의 첫 발걸음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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