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희 플랜트치과 대외협력원장
[투데이포럼]

새해가 시작되자 사회 이곳저곳이 소통을 화두로 삼아 동분서주하고 있다. 소통으로는 병원들도 뒤지지 않는다. '고객 중심의 의료 문화'를 표방하지 않는 병원이 있겠는가.

또 그 출발점으로 고객과의 소통을 손꼽으며, 모든 병원들이 '물심양면'으로 애쓴다. '물(物)·심(心) 양면'이라고 했다. 물(物)은 설비와 시스템이요 심(心)은 고객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다. '고객 중심'이라는 명제가 언제, 어디에서 생성됐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1990년대 중반쯤 미국 품질관리학회 보고서에 기업의 핵심 경영요소로 고객 감동, 고객 만족(CS)이 처음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고객 중심의 경영 개념이 서양의 시스템적 사고에서 시작됐다 하더라도 최근 우리 경영 저변과 유수의 병원들은 고객 소통을 위해서 감성적 교감 이상으로 물적, 시스템적 요소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높여가고 있다. 예컨대 치아가 쑤시고 아파서 치과에 왔는데 주차는 마땅치 않고 접수는 어디서 하는지 물을 직원도 보이지 않는다면 그 손님과의 첫 소통은 이미 절반의 실패나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우리 병원의 경우에는 주차장을 더 넓히고 1층 안내 데스크를 설치했다. '힘들어도 필요한 곳에 투자하라'는 원칙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소통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막히지 않고 잘 흘러가도록 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는 것'이다. 앞서 물적, 시스템적 요소가 첫 번째의 것이라면 두 번째 소통의 요건은 마음이다.

고객을 대하는 마음에서 소통은 시작되고 완성된다. 병원 고객들은 아프고 불편하고 시간과 ‘생돈’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병원과 의료진의 입장을 배려해 줄 만큼 마음이 여유롭지 못하다. 고객의 입장에서 병원이 이해하고 배려해주기를 바란다.

감정노동이 늘 잠재된 서비스업에서 소통이 말처럼 순탄치 않은 이유다. 사실 듣기 거북한 '진상(進上) 환자'라는 표현이나 '갑질 논란'도 병원이든 고객이든 자신의 입장만 내세운 데서 비롯된다. 그래서 병원에서 첫 번째 진료 행위는 마음이 담긴 소통이 돼야 하는 것이다.

노벨 경제학자 아서 루이스는 "인류는 손발 경제, 두뇌 경제를 거쳐 마음의 경제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고객과의 소통은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고객 가치를 낳는 신뢰와 지지로 자라나기 마련이다.

얼마 전에 고객들이 우리 병원을 선택한 경로를 살펴보니 임플란트와 교정 치료처럼 큰 비용이 들어갈수록 소개에 의한 방문이 40%를 넘었다. 병원과 의료진에 대한 믿음이 마케팅, 인터넷 홍보보다 앞서고 있음이다. 그런데 신뢰의 탑을 쌓기는 힘들어도 무너지는 것은 쉽다. 그 열쇠는 매 순간의 소통이다.

그래서 늘 밝고 친절하게 고객과 소통하려는 우리 병원 직원들의 모습이 참 고맙고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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