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억 신부·청주성모병원 행정부원장
[아침마당]

미국에서 40년간 신문기자로 활동한 '필립 얀시'는 기자 생활을 하면서 8000여명의 유명한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 이 때 깨달은 바를 자기 회고록에 담고 있다. 그것은 인생여정에 있어서 사람의 유형은 스타형(Star)과 섬김형(Servant)이 있다는 것이다.

스타형에 속하는 사람은 기회만 있으면 자기자랑을 하는 사람이다. 자기선전만 하며 저 잘났다는 사람이다. 도대체 남의 얘기는 들으려 하지 않는다. 잘난 것도 없고 빈껍데기뿐인데 자기를 선전해 달라고 매달린다. 성경에 보면, "네 입이 아니라 남이 너를 칭찬하고 네 입술이 아니라 다른 이가 너를 칭찬하게 하여라"라며 자화자찬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입을 조심하는 이는 제 목숨을 보존하지만 입술을 열어젖히는 자에게는 파멸이 온다"고 말한다. 결국 스타형은 파멸을 자초하는 형이다. 그러므로 자기 자랑을 하는 것은 어리석다. 칭찬은 남이 해 주는 것이지 제 입술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자신에 대해 자랑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칭찬해 주고 자랑해 주어야 한다. 사실 지나치게 말이 많은 사람은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들을 귀는 없고 입만 있는 사람이 문제다.

섬김형에 속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나보다는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고 이롭게 하며 기회가 있으면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사는 사람이다. 그야말로 콩 한쪽도 나눠먹고자 하는 유형이다. 그런데 이런 유형의 사람은 대체로 소득이 적고, 오랜 시간 일을 해야 하고 드러나는 박수갈채도 없지만 존경을 받는다. 그야말로 귀는 있고 입은 없다.

바로 여기에 갈등이 있다. 열심히 노력하고 희생하며 봉사하는 삶을 사는데 왜 사람들에게 드러나게 인정받지 못하느냐? 부자로 살지 못하느냐? 하는 것이다. 남에게 좋은 일을 했으면 그만큼 잘 돼야 하는데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지 않으니 문제이다. 그렇지만 누가 지켜보든지, 혼자 있든지 자기 임무를 진지하고 믿음직하게 해낼 줄 아는 사람은 반드시 하늘이 봐 줄 것이다. 마음 속 보람과 기쁨으로 충만할 것이다. 기쁨은 헌신의 열매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지금 당장 눈앞에 것을 추구하지만 세상 것은 곧 사라지고 말 것이니 변하지 않는 가치에 마음을 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존경심은 누군가에게 강요를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내세운다고 얻어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러면 오히려 밥맛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아지지 못하였기에 부정적인 인물이 되는 사람이 얼마니 많은가?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이기 마련이다. 누가 만일 윗자리에 앉을 욕심으로 끝자리에 앉는 척한다면, 그는 끝자리에 앉은 것이 아니고 따라서 결코 윗자리에 오르지 못할 것이다. 설사 올랐다 하더라도 존경은 받지 못할 것이다.

얼마 있으면 총선이다. 벌써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자기를 알리기 위한 홍보전이 시작되었다. 국민을 위한 봉사를 하겠다고 나섰으니 일단은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신뢰받는 사람, 신뢰를 결코 배신하지 않는 사람으로 끝까지 설 수 있기를 소망한다. 스타형의 지도자가 아니라 백성을 이용하지 않는 지도자, 섬기는 지도자로 존경받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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