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투데이포럼]

독감백신을 맞는 시기가 다가왔다. 해마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겨울이 다가오면 유행하는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 독감백신을 맞는 사람들로 백신은 일찍부터 바닥 나 수급에 차질이 생길 정도다.

백신은 의학계의 큰 획을 그은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로 프랑스의 미생물학자 파스퇴르가 처음 주장하였다. 질병의 예방을 위해 사람이나 동물에 주사 나 경구투여 함으로써 면역이 생기게 하는 것으로 오래 전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무서운 질병인 천연두나 홍역에 대한 백신이 도입되어 이로 인한 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었고 이러한 질병들을 거의 퇴치할 수 있었다. 백신을 통해 이처럼 많은 감염성 질환들을 예방할 수 있다. 백신은 항원이 되는 물질을 피하조직에 주사하여 항체를 유도하는 주사용 백신과 항원물질을 섭취하여 항체를 유도하는 식품백신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독감예방접종이나 간염예방접종과 같은 주사백신은 동물세포에서 생산된 것으로 병원체가 변형을 일으켜 독성과 감염성을 갖게 될 우려가 있으며 접종 후 부작용이 가끔 발생할 수 있고 또한 열에 약해 저온 보관에 따른 경제적인 부담도 높다.

반면에 식물체를 이용한 식품백신은 병원바이러스의 변종 위험성을 불식시키고 운송과 저장이 용이하다.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고 다수에 투여할 수 있으므로 경제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식품백신은 경구투여하기 때문에 점막면역과 전체적인 면역반응을 증가시키기 용이하며 별도의 백신 접종 없이 항체 역가 증가 효과가 있다.

당장은 실용화되지 않더라도 오늘날 백신 식품은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이미 유전자 재조합을 이용해 비타민 함량을 높인 쌀도 선보였다. 이 쌀로 지은 밥을 한 공기만 먹어도 비타민 A를 보충할 수 있다. 또한 대장암 항체 유전자를 벼 세포에 넣어 대장암 항체 단백질을 만들어 내고, 조절제 유전자를 넣어 면역 조절제 단백질을 생산하는 식이다.

최근의 식품백신 연구는 기존의 단일 항원에 의한 항체 유도에서 점차 동일 입자 내 여러 가지 항원을 포함하고 있는 다가 백신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초기에는 담배를 이용한 실험에서 실질적인 상용화를 위해 토마토나 당근 시금치 등 식용이 가능한 식물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백신 생산 식물을 모아 분쇄 후 균일화시켜 생물검정에 의해 투여량을 적시하거나 초기 면역반응이 유도된 동물이나 인체에 면역반응 유도증가를 위한 경구 백신으로 사용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이 고려되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 식품으로 질병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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