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포럼]박용재 대전시 교통건설국장

학창시절의 통과의례인 양 누구나 1~2번쯤 겪던 일로 행운의 편지가 있었다. “이 편지는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돼 일년에 지구를 한 바퀴 돌면서 받는 사람에게 행운을 줬고 지금은 당신에게로…”로 시작된다.

같은 예로 1922년 2월 1일자 동아일보에는 ‘호운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고 한다. “경성시내에는 괴상한 엽서가 배달되는 일이 있다. 그 엽서에는 좋은 운수를 위해, 이것을 아홉 장의 엽서에 기록해 그대가 ‘호운(好運)’되기를 바라는 사람에게 보내라”가 그 내용이다. 이를 먼저가슈 운동에 적용하면 어떨까. 대전시는 서로가 존중하고 남을 배려하는 교통문화운동으로 ‘먼저가슈’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가슈는 시설을 늘리고 확충하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생각을 바꾸고 체질을 개선하는 소프트웨어다.

먼저가슈는 교통사고 예방은 물론 대중교통으로 시민이 편리한 대중교통행복도시를 만들기 위한 필수적인 방법이다. 올해 9월말 현재 대전의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6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73명 대비 15% 감소 된 수치다. 그렇지만 교통사고 건수나 부상자 수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2013년 도로교통공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교통사고 사망자 1명의 사회적비용은 4억 3900만원이란다. 사회적 손실비용은 차치하더라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고통은 말로 형언하기 어렵다. 어떤 사건·사고에서보다 더 많은 수의 사망자가 우리 주변의 교통사고에서 발생하는데 우리는 미쳐 그 심각성을 깨닫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가 교통문화운동 먼저가슈를 추진해야하는 이유이며 그 의미 또한 크다.

올 한 해 동안 먼저가슈시민모임 등 교통관련 단체들과 시민들의 생각을 높이기 위해 쉼 없이 달려 왔다. 찾아가는 교통문화 교육, 토크콘서트, 교통문화의 날 운영 등이 그것이다. 최근 중앙로 차없는 거리에서도 교통문화 글짓기·그림그리기 공모전, 플래시 몹 캠페인 등이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냈다.

차량에는 먼저가슈 스티커 부착하기를 펼치고 있다. 스티커를 붙이면 부적처럼 마인드가 바뀌고 행동이 지배당한다. 출퇴근길 먼저가슈 스티커 부착 차량을 보면 반갑다. 먼저가슈를 함께실천하는 가족이란 생각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사랑하는 가족, 친구, 지인을 위해 호운(好運)을 바라는 편지를 쓸 일이다. 먼저가슈를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다. 나 먼저 실천하되 9명에게 전파하고, 이 9명이 또 9명에게 전파하는 식이다. 시민 전체가 호운의 편지를 받게 하려면 대략 8단계만 거치면 가능 하단다.

쉬운 일은 아니다. 암묵적인 적당한 무질서와 빨리빨리 문화에 길들여진 우리의 습관 탓 일 게다. 오죽하면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교통법규 위반단속, 교육 등 교통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요구된다.

교통문화운동 먼저가슈는 시민들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마음을 움직여 참여와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일이다. 오랜 기간 성심을 다해야 한다. 지치고 힘들 땐 서로 격려하고 위로해야 한다. 먼저가슈는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자,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다. 대전시가 대중교통행복도시(Happy Ride)로 가기위한 힘든 여정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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