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불임女 35% 골반염 전력
아랫배 통증·고열 나타나
성관계 통한 감염 많고
여성이 남성보다 잘 걸려
조기진단·치료가 관건

▲ 좌측 난소난관에 고름집 CT소견. 약 25%에서는 항생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 자궁난관 조영술 사진. 골반염으로 인해 난관협부가 협착되어 불임과 자궁외임신의 원인이 된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제공
결혼을 앞둔 30대 회사원 김모 씨는 아랫배가 아프고 고열이나 병원을 찾았다. 평소 다니던 내과를 찾아 진찰을 받았으나 의사로부터 '산부인과에 가보라'는 얘기를 듣게 됐다. 산부인과 진료 결과 그녀는 골반염 진단을 받았다.

흔한 복통이나 생리통 정도로 생각했던 증상이 골반염으로 진단된 사례다. 골반염은 여러 원인균 중 흔히 클라미디아 균 감염에 의해 많이 발생하며 자궁과 나팔관 혹은 복강 내까지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HPV(인유두종바이러스)가 여성의 성관계 전파 '바이러스' 감염 중에 가장 흔하다면 골반염을 일으키는 클라미디아 균은 가장 흔한 성관계 전파 '세균'이라 할 수 있다.

△아랫배의 통증과 고열이 흔한 증상…방치 시 불임으로=골반염의 흔한 증상으로는 주로 아랫배의 통증, 질분비물 이상, 그리고 고열을 들 수 있다. 그 외에도 복부팽만, 오심과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가임기 여성의 약 15~20% 정도에서 골반염 중 하나인 난관염이 발생한다. 이중 약 3% 정도에서 불임이 야기될 수 있다. 불임 여성의 35%에서 예전에 골반염이 발생했던 과거력이 있으며 골반염이 발생한 횟수와 불임은 서로 상관관계를 갖는다. 골반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결절성 난관협부 난관염 여성은 임신이 어렵고 임신이 되더라도 자궁외임신의 위험이 높아진다.

△성관계를 통해 감염, 여성이 남성보다 감염 잘 돼=골반염을 유발하는 클라미디아 균은 성관계를 통해 감염되며 다수의 성관계 파트너를 갖은 여성이나 고위험 성관계(다수의 성관계 파트너를 갖은 남성과의 성관계)를 갖은 여성에서 더 잘 발생한다. 또 균이 감염된 파트너와 성관계 시에 남성보다 여성에서 두 배 이상 더 잘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골반염의 진행에 따른 불임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이 미미하거나 혹은 증상이 없는 환자에 대한 조기 진단과 치료다. 뜻하지 않게 고위험 성관계를 갖은 경우, 증상이 미미하더라도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골반염이 진단되면 치료되기 전까지는 성관계를 금해야 한다.

또 감염된 균 종류를 확인하는 검사와 염증정도를 확인하는 혈액검사, 그리고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을 통해 난소나 난관에 고름주머니 형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항생제 치료를 해야 한다. 골반염이 심해져서 생긴 고름집이 항생제 치료에 호전되지 않는 경우에 수술적인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골반염은 치료가 됐다고 하더라도 재발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문의의 상담 하에 적절한 시기에 추적검사를 받아야 한다. 골반염의 하나인 난관염이나 난관 고름집으로 인한 여성의 불임은 여성에게 큰 고통과 불행을 낳는 만큼 건전한 성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성관계 시 콘돔을 이용하는 것과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이 여성의 건강과 생식능력을 지키는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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