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약학대학 이전, 후속절차 깜깜 무소식

세종시와 행복도시건설청이 역점사업으로 품은 고려대 약학대학 신도심(행복도시) 이전 , KIST 융합의과학대학원 세종설립 등 ‘세종 행복도시 대학 유치 프로젝트’가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때 속도를 내는 듯 했지만, 관련기관 협상지연 및 본격추진 제동 등 각종 의문점을 남기고 있다는 게 그 배경이다.

우선 고려대 약학대학의 경우, 변죽만 요란한 휴지 프로젝트가 될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들어 고려대 세종캠퍼스 내에선 행복도시 이전판단 ‘보류’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월 교육부로부터 고려대 세종캠퍼스 약학대학의 세종시 산학연 클러스터(4생활권) 이전을 승인받은 고려대. 약대 이전을 시작으로, 국가정책대학 및 스포츠 과학대학원을 단계별 기능에 따라 이전한다는 게 고대측이 그려놓은 큰 그림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고려대는 약대 입주 예정지를 제3의 캠퍼스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앞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LH 간 토지 매매계약 등 당초 짜여진 이전계획 실행도가 현저히 떨어지면서 불길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모양새로 돌아섰다.

무엇보다 교육부로부터 ‘정원증가 없이 2017년 이전완료’ 조건부 이전 승인을 받아냈지만, 후속절차는 깜깜 무소식이라는 게 주목을 끈다.

당장 이전절차가 본격진행된다하더라도 2017년 이전완료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약속이 돼버린 상태. 교육부 승인 취소로 원점에서 새로운 사업방향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셈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고려대 세종캠퍼스의 대학구조 개혁평가 'D+' 등급 부실대학 선정에 따른 재정지원 제약 등 돌발변수와 맞물려, 당초 이전계획 실행성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란 관측도 등장했다. 약학대학 행복도시 이전보다 세종캠퍼스 내실이 우선돼야한다는 대학 내 여론 확산에 따라서다.

고려대 측은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고려대 본교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아직 진전된 게 없다. 여전히 행복청 측과 협상중이다. 약학대학 이전문제는 특정인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이사회 결정 등 체계적인 절차를 밟아야한다”면서 “특정 의견 자체가 논의과정에 악영향을 줄수 있다. 다양한 입장이 있다. 유리한 위치에서 이전방향이 잡혔으면하는 바람이이다.조율되지 못한 부분이 있고, 복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 속, 고려대는 대전 둔산동 행정대학원 세종이전 확정과 세종시 역점사업 청춘조치원 프로젝트 지원을 통해 각각 행복청, 세종시 달래기에 나설것이란 관측이다.

KIST 카이스트 융합대학원 세종 설립안도 악재 투성이로,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부터 시작된 세종시 건설주도 관련기관 간 업무협약은 일회성 이벤트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내년 설계비 정부예산 미반영과 함께 지난 9월로 예정됐던 예비타당성 결과 역시 내년 3월로 미뤄지면서, 행복도시 설립안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행복청 관계자는 “아직 예타 진행중으로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결과는 내년 3월 나온다. 예타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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