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부재원 대전복합터미널 사장

지난해에는 세월호 참사, 고양터미널 화재, 대전 아모레퍼시픽 물류창고 화재, 판교 야외공연장 환풍구 붕괴사고가 일어났고, 최근엔 진주터미널 화재사고 등이 잇따르면서 막대한 국가적,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 설마 하고 넘어가는 안전 불감증이 참극을 불러온 것이다. 대전복합터미널은 다중이용시설인 만큼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고객안전을 위한 안전사고예방특단의 조치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고 있다. 대전복합터미널의 경영목표는 고객안전, 고객만족, 고객행복 등 3가지다. 이 중 최고의 가치는 고객안전이다. 특히, 터미널은 1일 수만명의 다양한 계층의 고객이 24시간 활동하는 공간으로서 사고에 어떠한 것보다 취약한 곳이다. 또한, 지하에 위치한 4000여평의 주차장은 1일 1000여대의 차량이 주차하며 야간에는 200여대의 대형버스가 정박하고 있는 곳으로 무엇보다 화재에 취약하다.

대전복합터미널에서 추진하고 있는, 안전사고예방특단의 조치 내용의 핵심은 모든 요원들이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제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하는 '자전적 안전관리 시스템'이다. 첫째 회사직원, 용역회사 직원, 상인회, 대형 입점업체, 운수사 직원 등 전 요원이 안전의식을 갖고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둘째 위험요소를 사전에 점검해 예방적 차원에서 조치를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주·야 순찰활동과 주기적인 자체 안전평가를 실시하여 안전취약요소를 사전에 발견하고 즉각 조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예상되는 사고 유형별 매뉴얼을 수립하여 숙달하고 교육시키고 주기적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 이를테면 화재발생 시 조치 매뉴얼, 대테러 및 폭발물 매뉴얼 등이다. 마지막으로 사고발생 시에는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앞에서 간단히 언급되었지만 복합터미널 시설 중에 화재에 가장 취약한 곳이 지하주차장인데 화재예방을 위해 열정적인 노력과 투자를 하고 있는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면 지하식당의 유리문을 방화문으로 교체했으며, 스프링클러 및 화재감지기가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조치했다. 또한 대형 소화기 구비등 많은 소방관련 시설·장비를 보강했다. 근무요원 4명을 증원시켜 유사시에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지하주차장은 실내공간에 주유된 차량이 주차되어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담배꽁초에 의한 화재가 취약한 곳이다. 이를 위해 CCTV를 설치하여 흡연하는 버스기사가 발견되면 그 즉시 방송하여 흡연행위를 중지토록 하며 적발된 기사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운수사에 통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사 스스로가 금연활동에 참가하도록 주 2회 회사 경영진이 참가한 가운데 담배꽁초를 줍는 캠페인도 하고 있다.

'방재센터'를 '종합상황실'로 명명하고 사고 발생 시 경영진과 임원진의 컨트롤타워 역할로 초기대응 조치를 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안전상황실로, 사고 발생 시에는 사고대책반 임무수행 장소로 활용하는 것이다. 또한 종전에는 동관과 서관 2개의 시설로 분리되어 유사시에 지휘통제가 어려움이 많았지만,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화재경보 시스템 구축, 방송 일원화, 무선중계기를 설치해 모든 지역에 난청지역이 없도록 했다. 직원들은 '직무수행 체크리스트'를 휴대하여 행동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현장과업수행 실태를 분기 1회 성과지표에 의해 평가하고 있다.

기업의 안전은 사람도 중요하고,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업 오너의 안전에 대한 인식과 안전관련 전폭적인 예산지원이다. 짧은 기간 동안 대전복합터미널의 안전활동 실태를 경험했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과 정부에서도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한번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정부에서도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관련자 문책, 사후보상 등 사고 발생 후 수습에만 급급하지 말고 예방차원의 법개정 소요는 없는지, 기업이 안전에 전념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은 없는지를 잘 살펴야한다. 예를 들면 안전 부실기업에 대한 페널티 부여와 안전한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방안을 검토할 시기가 됐다. 대전복합터미널 회사 슬로건인 '교통, 교류, 문화의 중심! 여기서 우리가'를 기치로 회사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고객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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