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백상현 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내과전문의

사람의 신체 활동이 가장 원활하고 건강하게 이뤄지는 최적의 체온은 36.5℃에서 37.1℃이다. 그리고 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 따뜻한 음식을 먹는 식사습관, 질 좋은 수면이 요구된다.

이렇게 체온을 올리는 생활을 꾸준하게 지속하면 암을 비롯한 당뇨병, 골다공증, 비만, 불임, 치매 같은 다양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평소 체온이 36℃보다 낮게 나타나는 저체온인 사람이 늘고 있다. 체온 1℃ 차이를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겠지만 그 것은 체온 1℃의 차이를 모르기 때문이다. 1970년부터 1977년까지 미국의 통계에 따르면 10년간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이 3826건으로 보고될 정도로 저체온증은 건강한 생활을 방해한다. 체온이 1℃내려가면 면역력 역시 30%나 저하된다.

저체온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근육량의 저하'다. 근육은 몸의 최대 열 생산기관이기 때문에 근육량이 부족하면 체온이 떨어지게 된다. 두 번째는 '에어컨의 보급'이다. 에어컨이 보급됨으로써 현대인은 쾌적한 생활환경을 얻었지만, 동시에 체온조절 기능도 저하됐다. 세 번째는 '스트레스'다. 현대사회는 흔히 스트레스 사회라고 한다. 스트레스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닐 텐데 스트레스에 몸이 반응하는 것은 스트레스에 대한 우리 몸의 저항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는 스트레스에 대항해 건강을 지키는 기능이 갖춰져 있다. 그 중 하나가 자율신경의 기능이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이뤄진 자율신경은 몸 안팎의 위험 대상에 대해서 신체 기능이 잘 유지되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주로 활동할 때는 교감신경이 우위에 서고, 잠을 잘 때나 긴장을 풀고 있을 때는 부교감신경이 우위에 서서 시소처럼 균형을 잡는다. 온갖 질병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면역체계도 자율신경이 균형을 이룰 때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이 자율신경이 깨졌기 때문에 병이 생기는 것이다. 자율신경은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식사를 통해 균형을 이룬다. 현대인은 대체로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긴장된 상태이므로 의식적으로라도 부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생활습관과 식생활을 고수해야 자율신경이 균형 있게 유지된다. 따라서 저체온증을 극복하려면 하루에 한 번은 땀흘리는 운동을 해서 몸의 최대 열 생산기관인 근육의 질과 양을 향상시켜야 한다.

체온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는 체온을 높이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면 '면역력', '항산화력', '항스트레스력'이 향상된다. 그리고 이 세 가지 힘이 향상되면 체온은 저절로 오른다. 식사의 가장 큰 목적은 에너지를 만드는 것이다.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균형'잡힌 식사습관이 가장 필요하다. 균형을 위해서는 5대 영양소(당질, 지질,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가 필요하다. 어느 것 하나 우리 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양소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다섯 가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지 않으면 그 힘을 충분히 살릴 수 없다. 체온을 높이기 위해서는 영양 균형과 함께 '따뜻한 음식'을 먹는 것도 필요하다. 최근 '로푸드(raw food)'라고 해서 익히지 않고 생으로 먹는 식사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생식은 체온을 떨어뜨리므로 체온을 높이는 식사라고 할 수 없다. 저체온인 사람이 차가운 음식만 먹게 되면 내장을 더욱 차갑게 만들어 좋지 않다. 내장이 차가워지면 소화흡수가 잘 안 되는 것은 물론 몸 전체의 면역력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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