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조규선 전 서산시장·한서대 대우교수

며칠 전 서울 수운회관에서 열린 '누가 좋은 국회의원 인가?' 원탁 토론회의에 다녀 왔다. 희망제작소가 선정한 시민 100인과 함께 한 뜻 있는 자리였다. 대부분 젊은이들이다. 발랄한 모습에 거침없이 자기 의견들을 쏟아냈다. 정치의 새로운 희망을 보았다. 옆의 청년은 국회의원은 정당과 일체감이 중요하다며 인물보다 정당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어떤 참석자는 지역보다 국가발전에 기여 할 수 있는 큰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 후 가상 후보자를 선정하기 위해 선거 홍보물을 보고 투표를 했다. 나는 개혁적인 여자 후보를 선정했다. 그는 언론인 출신으로 시민운동을 한 경력을 가졌다. 또 다른 참석자는 60대의 공직 경험을 가진 후보를 선호했다. 경험과 지혜가 있어 국가를 잘 이끌 수 있는 믿음이 있다고 선택 이유를 밝혔다. 기업가 출신의 50대를 지지한 여성분은 한창 일할 나이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적격자라고 내다보았다.

이어 가상 선거벽보를 만들었다. 공약, 나이, 성별, 경력 등 좋은 국회의원의 모델을 적어 넣기 시작했다. 소통에서 좋은 의견이 나왔다. 공통된 의견은 다양성과 개혁적 인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모아졌다. 여기에서 발견한 것은 정치에 직접 참여는 않지만 이를 관망하는 말 없는 많은 시민들의 의견도 중요함을 알았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좋은 국회의원과 좋은 정치의 모델의 제시는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음을 체감했다. 이상적인 국회의원 후보는 40대, 여성,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요약됐다. 이 자리에 모인 정치에 관심을 가진 시민들이 제시한 이상적인 국회의원상이다. 공통점이 있다면 주민과 함께 생활하면서 정을 나눈 사람들이다. 지역과 주민을 잘 아는 공통점이 있다. 이날 12개조로 구성된 토론 조 중 11개조가 다양성을 이유로 여성 후보를 이상적인 국회의원으로 꼽았다. 아울러 시민의 고충을 이해하고 사회 전체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시민운동 경력도 시민들이 꼽은 필수 자질이었다. 이외에도 선거공약의 실천 가능성 등을 국회의원 후보 판단기준으로 제시하고 이에 부합하는 가상의 국회의원 후보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스웨덴의 정치가 구닐라 칸손은 '정치는 특별한 사람이 하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보통 시민이 참여하는 보통의 일’이라고 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의 정치 현실은 어떠한가? 국민들은 정치를 신뢰하지 않는다. 정치에 대해 심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그 책임은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즉 여당과 야당의 국회의원들에게 있다고 본다. 서로 죽도록 싸우는 모습이 싫증이 나있다. 지금 꼴통 보수, 깡통 진보가 문제라는 이야기이다. 좋은 정당 없이 좋은 정치가 있을 수 없다. 또 좋은 후보가 나올 수 없다. 설사 나오더라도 정당에 들어가면 이길 수 없다고 한다. 설사 이기더라도 세상을 바꿀 수 없다. 그렇다고 방관만 할 수 없다.

우리는 정치를 통해 우리의 삶을 바꿔야 한다. 민주주의에서 정치를 외면하고 좋은 사회와 내 삶이 편안하게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플라톤이 말한 것처럼 정치를 외면하면 가장 저질스런 정치인들에게 지배당하기 때문이다. 사회약자들이 자신의 삶을 바꾸는 무기로 정치를 활용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진보정치가 달라져야한다. 진보정치의 변화, 이것이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누가 좋은 국회의원인가? 좋은 정치를 바라는 시민 100인의 토론회에서 정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리고 좋은 정치를 통해 우리지역과 대한민국의 희망을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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