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이능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녹색에너지환경과장

지난달 이충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과 독일 프라이부르크시를 비롯해 아일랜드, 영국 등 유럽의 주요 도시를 방문했다. 그 결과 친환경도시인 프라이부르크시와는 친환경도시건설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맺고, 아일랜드 국립 코크대학·틴들연구소와는 대학유치 및 자족기능 확충을 위한 의학 연구소 유치 등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각 기관들이 정책적으로 추진하는 제도나 방법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우리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의 자족기능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분야들에 대해 일행들과 함께 고민할 수 있었던 점이다. 특히 다른 나라의 국민들은 어떻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리 일행은 현지에서 직접 자전거와 트램, 전철을 이용하면서 받은 느낌과 소견들을 나누며 고민했다. 프라이부르크의 경우 지난 1992년 독일의 환경수도로 선정돼 30년 동안 한결같은 정책으로 오늘날 최고의 환경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기후변화에 무엇이 이토록 전 세계에서 부러워하며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모여드는 것일까? 최근 통계에 따르면 이 도시는 인구 20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로 친환경정책과 시설에 대한 벤치마킹을 위해 매년 140만명의 외국 방문객들이 찾아와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우리의 행복도시와 자연적인 여건이 비슷한 이 도시는 지난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핵에너지 사용에서 탈피해 태양에너지를 새로운 주요에너지원으로 하고 친환경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친환경도시 건설은 투자되는 예산과 비례한다고 본다. 독일은 친환경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에너지 관련 특별법을 만들어 건축물, 교통 등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모든 시민이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존 차량이 다니던 차량 노선을 줄이고 대신 자전거도로를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이 자리 잡아 오늘에 이르기까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주민들이 주축이 돼 기후변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모든 주민들이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는 일치된 생각으로 정책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우리도 자신감을 얻게 됐다. 행복도시는 프라이부르크와는 달리 신도시로 건설되고 있으며, 도시의 콘셉트를 친환경도시로 건설하기 위해 기반시설이나 에너지 사용에 따른 전기 및 열 공급을 집단에너지구역으로 지정했다. 특히 다른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저탄소 저소비형 에너지시설 도입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도입.활용할 뿐만 아니라 52%의 공원녹지율을 자랑하고 있다. 세종호수공원, 중앙공원, 도시 내 각종 소규모 근린공원이나 전월산 등과 연계한 생태적 공간 등의 확보와 대중교통수단 70%를 위한 간선급행버스체계(BRT)와 자전거도로 구축 및 운영에 필요한 요건들은 모두 프라이부르크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행복청은 오는 2030년까지 기반시설을 국비에 담아 완성해 나가고 있지만 완성된 시설들에 대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도입 추진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지방비가 지원되는 인센티브제도가 시행자의 사업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세종시의 적극적인 협력과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렇게 조성된 특화도시가 미래의 친환경도시로 자리 잡을 때 많은 세계인들의 발걸음이 대한민국의 행복도시로 향할 것이며, 이를 위해 주민들의 소중한 의견과 적극적인 참여가 도시 건설에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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