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장태현 K-water 에너지처장

온실가스 증가는 기상이변을 촉발하여 농어업에 심대한 피해를 주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등 인류 생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의 자발적 감축을 골자로 하는 '신기후체제' 협약을 오는 12월 파리에서 체결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배출전망치(BAU) 대비 37% 감축으로 정하고 대책을 세우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온실가스 감축 체제로의 전환을 이끌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온실가스 발생이 없는 청정 발전원이다. 정부는 제7차 전력수급계획을 통해 현재 7.5%인 전력 시장에서의 신재생에너지 설비 비중을 2029년까지 20.1%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정하고, 타 신재생 발전원보다 적은 비용으로 쉽게 건설할 수 있는 태양광 보급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극심한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한반도 중부지방이 42년만의 극심한 가뭄을 맞으면서 우리나라가 UN이 지정한 물 부족국가임을 실감하고 있다. 심각한 가뭄으로 충남지방의 수원인 보령댐도 20%대의 저수율을 기록하고 있고 인근지역은 제한급수에 들어갔다. K-water는 현 가뭄 상황 극복을 위해 백제보의 물을 보령댐으로 공급하는 '보령댐 도수로 건설공사'에 착수했으며, 활발한 '물 아껴쓰기' 캠페인 전개를 통해 국민들에게 현실을 알리고 이해를 구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수자원 고갈을 방지하는 다양한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4년째 극심한 가뭄이 지속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이런 물 고갈 방지를 위해 시행 중에 있는 선도적 사례가 있다. LA에서는 도심 물 사용량을 25% 줄이는 강제 절수 실시와 함께, 식수 공급원인 'LA 저수지'의 고갈을 막기 위해 3450만 달러를 들여 검은 플라스틱 공 9600만개를 저수지에 띄웠다. 이것이 수분의 증발과 먼지 등으로 인한 수질 오염을 막는 역할을 한다. 검은 공들이 태양 자외선을 반사해, 매년 11억 리터의 수자원 증발을 방지하는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K-water의 댐 수면 위에 건설된 '수상태양광'도 LA 저수지의 검은 플라스틱 공과 유사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수상태양광 판넬이 태양광을 흡수해 발전을 하고, 그만큼 태양광을 수면에 닿지 못하게 하여 물의 증발을 막는다. 또한 태양광을 받아 광합성하는 조류 증식을 억제하여 수질 보전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대용량 수상태양광이 건설돼 댐 수면을 덮을수록 수자원 손실과 수질오염 방지 효과는 더 커질 것이다.

수상태양광은 자연 환경에 해가 없는 발전원으로 산림훼손, 종다양성 파괴 등과 같이 친환경 발전원이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는 모순이 없고, 건설원가도 육상태양광과 비슷한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더군다나 수상태양광은 호소수면이 발전장치를 냉각시켜주기 때문에 육상태양광보다 10% 정도 발전효율이 높다. 그야말로 저탄소 산업구조에 적합한 최적의 에너지원인 것이다.

K-water는 청정에너지 생산을 통한 온실가스 저감 효과와 더불어 수자원 보호 기능까지 하는 팔방미인 수상태양광을 합천댐에 0.7㎿ 규모의 발전소를 운영하면서, 수질과 수생태계 환경에 영향이 없음을 확인했고 보령댐에 추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K-water 보유저수면의 약 8.4%를 이용하면 지난 4년간 국가 전체 태양광 보급목표인 1,500㎿의 두 배에 달하는 2,937㎿의 수상태양광을 개발할 수 있다. K-water의 수상태양광 개발이 온실가스 감축과 42년만의 가뭄이라는 위기를 타개하는 데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