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의회·주민들 주장, 교육격차 해소 설립취지 적합

대전 동구 국제화센터를 시립도서관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17일 동구 등에 따르면 이런 주장은 동구의회 심현보 의원, 산내·가오동 등 지역주민들로부터 비롯됐다.

국제화센터가 지난해 11월 운영 중단 후 1년 넘게 방치되는 만큼 기존 영어 교육공간이 아닌 도서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보자는 것이다.

시립도서관 활용안은 국제화센터의 설립취지와 지역 여건 등에 따라 거론되고 있다. 지역 주민 등은 국제화센터가 애초 ‘동·서 교육격차’ 해소를 취지로 조성된 만큼, 교육 관련 시설인 도서관으로 재활용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역 내 공공도서관들이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여건도 이런 주장이 나오는 또 다른 근거다. 동구에는 대전지역에서 가장 많은 총 8개의 공공도서관이 있지만, 가오도서관과 가양도서관 등을 제외하면 시설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판암도서관과 무지개도서관, 성남도서관 등은 건축연면적 500㎡ 가량으로, 1일 평균 이용자 수도 100명 남짓에 불과하다.

심현보 의원은 “동구의 도서관들은 열악한 재정난 탓에 열람실 개선 및 도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좌석을 다 합쳐도 1500석이 채 안 돼 한밭도서관 1개소에도 못 미친다”며 “다른 지역과의 교육격차 해소와 도시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국제화센터를 시립도서관으로 꾸며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영숙 산내동 통장협의회장은 “국제화센터가 방치되다보니 지역의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며 “이를 도서관으로 활용하는 것은 지역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서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16일부터 국제화센터를 활용한 시립도서관 활용을 위한 주민 서명운동이 진행 중이며, 심 의원은 이달 말 동구의회 정례회 5분발언을 통해 해당 내용을 제안할 계획이다. 국제화센터 문제로 골머리를 썩여온 동구는 이런 안에 대해 ‘가능성은 알 수 없지만 검토해 볼만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건물은 이미 마련돼 있으니, 열람실 등 몇몇 시설을 마련하고 내부 구조를 손보면 큰 돈을 들이지 않고 도서관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아직 공식적인 제안이 없었다. 다각도의 검토가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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