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말속 사연]김동우 YTN 청주지국장

어른과 어린이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얼까. 나이 혹은 학년, 결혼? 여하튼 정확한 기준을 대기 참 어렵다. 우선 사전을 보면 '어른'은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질 수 있는 사람' 혹은 '결혼한 사람' 등으로 정의된다. '어린이'는 '4, 5세부터 초등학생까지의 아이'를 일컫는다.

어른은 '어르다'에서 온 말이다. '어르다'는 '성관계를 맺다' 혹은 '배필로 삼다'는 뜻이다. 따라서 어른은 결혼한 사람이다.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어른'이 아닌 셈이다. 그러니까 아무리 덩치가 크고 나이를 먹어도 미혼자는 어른 축에도 끼지 못한다는 얘기다. 과거 고려·조선시대 결혼하지 않으면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어른의 상징인 상투를 틀지 못함과 같다.

'어린이'는 '어린'과 '이'가 합쳐진 말이다. '어린'은 '10대 넘지 않은 나이' 또는 '어리석은'을 뜻한다. ‘세종어제훈민정음’에 보면 '어린 백성'이란 말이 나온다. 여기서 '어린'은 '어리석다'라는 뜻이다.

'어린'은 '덜 익은'이란 뜻도 있다. 과일이 영글지 않음 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인정하는 인성이나 품성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음을 일컫는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홀로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일러 보호자나 멘토가 필요한 사람이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단어가 있다. 동몽(童蒙)이다. 옛날 '어린 아이'란 뜻이다. '몽(蒙)'은 '그늘지다, 어둡다'는 뜻이다. '몽매(蒙昧)하다'는 '어리석다'는 뜻이고 이를 깨우치는 것이 계몽(啓蒙)이다. 그러니까 어린이는 '지적으로 덜 깬, 덜 익은 사람'이다.

사실 '어리석은 사람'이나 '10대 이하의 사람'이나 '덜 익은 사람' 모두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니 그 말이 그 말이라 해도 반박할 수 없다. '어린이'란 말은 1923년 아동문학가 소파 방정환이 어린이날을 제정하며 ‘어린이’란 잡지를 창간하면서 보편화되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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