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목사 발언에 ‘인권침해’ 반발

대전의 한 사립대에서 채플시간 특강을 진행하던 한 외부 목사가 "동성애는 짐승과 결혼을 하는 것" 등 성소수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해당 대학에 따르면 지난 20일 채플시간 타 지역 외부 목사를 섭외해 이단 대책 특강을 두 차례 진행했다. 특강을 맡은 외부 목사는 동성애를 동물에 비유하며 특정 연예인을 언급하는 등 성소수자 관련 비하 발언을 했고 관련 활동가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전성소수자인권모임 솔롱고스는 성명서를 내고 "400여명의 학생들 앞에서 '동성애는 짐승과 결혼하는 것', '개나 말과 결혼한 사람들과 같은 것', '동성애 하면 에이즈 걸린다'는 등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발언이 쏟아졌다"며 "성소수자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고 비하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1인시위 과정에서 해당 대학 교목실 관계자가 '채플에 개입하려 하지 마라', '우리 집, 우리 학교에서 1인시위를 하지 말라' 등 고압적이고, 일방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며 "당사자의 사과 입장을 명확히 제시하고, 당시 교목실 태도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해당 대학은 특강 3일 후 "설교 주제와는 다르게 동성애에 관한 내용으로 학생들에게 불편을 줬다. 해당 내용은 설교자 개인 의견으로 교목실 전체 의견이 아니다"며 "앞으로 설교자와 설교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진행토록 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시한 바 있다. 이어 교목실 측은 27일 당시 채플을 들었던 학생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교목실 관계자는 "협회에 요청해 외부 전문가를 섭외했고 특강 말미에 동성애와 관련된 얘기가 언급됐다. 특정 연예인이 언급된 것은 공개적으로 알려진 동성애자였기 때문인 것 같다"며 "다만 비기독교인 학생들이 많은 상황이었고 그중에 성소수자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성서에 나오는 얘기를 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고, 설교자의 설교 내용을 대학 측에서 정할 수 없는 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당시 특강을 진행한 목사의 교회 관계자는 "특강을 진행하긴 했다.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강은경 기자 ekkang@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