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정수현 청주상의 충북인적자원개발위원회 책임연구원

3포(연애, 결혼, 출산)세대, 5포(연애, 결혼, 출산, 내집마련, 인간관계)세대에 이어 최근 7포(연애, 결혼, 출산, 내집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세대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갈수록 청년실업문제가 악화되고 있어 안타깝다. 특히, 연어처럼 자녀들이 부모님 댁으로 회귀해 부모의 집에 둥지를 트는 경우가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고, 심지어 캥거루족(대학 졸업 후 경제적(미취업)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존하는 젊은세대) 자녀를 둔 한 아버지가 아들을 살해하려 한 사건이 발생하는 등 청년실업으로 인한 사회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 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캥거루족 사건’을 바라 보면서 그 아버지를 두고 ‘오죽했으면’이라고 동정하고 있지만, 청년실업 문제의 극단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이러한 청년실업문제 그리고 이로 인해 야기되는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지난 7월 27일 청년고용절벽해소 종합대책을 내놓고 청년실업해소를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고용노동부를 필두로 지자체, 고용관련 유관기관, 대학 등 수많은 기관들이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해결의 핵심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가까운 일본에는 ‘사토리 세대’라는 용어가 있다. 일본의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원하는 게 없는 젊은이들’을 뜻하는 말로, 필요 이상의 돈을 벌려는 욕심이 없는 세대를 지칭한다. 사토리 세대가 우리나라 청년들에게도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우려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자라나고 있는 청년들이 자신들 고유의 희망이나 꿈이 없이 살아가는 게 아닌가 싶다.

그들이 왜 희망과 꿈이 없이 살아가게 되었을까. 사회의 매서운 바람을 막아주는 가족과 가정이 오히려 그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없애는 곳이 된 것은 아닐까. 필자도 아이를 키우면서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한 적이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내가 갖지 못한 것을 주고자 하는 부모의 마음은 모두가 같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빼앗긴 꿈과 희망을 되돌려 주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일을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먼저 우리 부모가 바뀌어야 할 것이다. 우산 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에게 우산 밖의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할 것이며, 아이들이 우산 속에서 비를 맞으며 나아가야 할 때를 미리 알게 해 줘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할 수 있도록 기성세대가 적극적인 자세로 성취감을 줄 수 있는 많은 장기적인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들을 따뜻하게 배려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 우리는 모두가 처음부터 잘하지 않았고, 지금도 잘하진 못하지만 앞으로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미생’이란 것을 인식한다면 분명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 3포, 5포, 7포, 캥커루족, 연어족들이 없이 청년들이 홀로서기에 성공해 사회 구성원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이라 믿는다. 우리의 미래인 청년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기성세대가 함께 그들의 문을 열어주려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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