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강희권 국민건강보험 대전·세종·충청지역본부장

국민건강보험이 출범한지 벌써 15년이 지났다. 아직도 옛 이름인 ‘의료보험’이라고 부르는 국민들이 많다. 이름만 바뀌었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면 오히려 바꾼 게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의료보험을 뛰어넘어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러야 한다.

의료보험은 ‘국민의 질병, 부상, 분만 등에 대해 보험급여를 실시’하는 사회보험으로서 치료에 대한 비용만을 지급하는 제도다. 반면 국민건강보험은 치료뿐만 아니라 ‘국민의 질병과 부상에 대한 예방, 진단, 재활과 출산·사망 및 건강증진에 대해서’도 보험급여를 제공한다. 치료 중심의 사후관리 체계(의료보험)에서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이라는 사전 관리까지 포함하도록 발전된 제도가 국민건강보험인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기존의 보험급여를 비롯해 질병 예방을 위해 영유아검진, 생애전환기검진, 국가암검진 등 여러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노인 건강백세운동교실과 건강증진센터 운영, 만성질환 건강지원 서비스, 대사증후군·유질환군 상담관리, 비만예방, 금연치료 지원사업 등 여러 예방·증진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2008년 7월부터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의 사유로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신체활동보조 및 가사활동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시작했다. 국민의 건강을 '요람에서 무덤까지' 책임지는 사회보장기관으로 거듭났다고 할 수 있다.

1977년 시작돼 1989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된 의료보험제도의 과제 또한 당시 국민의 바람을 실현하는 일이었다. 바로 52.4세(1977년)에 불과했던 국민 평균수명의 연장이다. 의료보험은 전국 곳곳에 병원이 들어서고 진료비 문턱을 낮추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그 결과 1인당 병원 외래방문 횟수는 1977년 0.7회에서 2008년 15.1회로 늘어났고, 평균수명은 2013년 기준 81.9세까지 높아졌다.

이제는 유병장수에서 무병장수라는 새로운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동안의 성과로 평균수명은 OECD 평균을 넘어섰다. 그러나 '건강수명'은 73세(2012년)로 평균수명에 약 9년이나 뒤쳐진다. 우리 국민이 평균 9년 정도 병을 앓다가 세상을 떠난다는 의미다. 평생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 건강수명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이에 발맞추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전국 1만 3000여 임직원과 각계각층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거쳐 지난 9월 ‘평생건강, 국민행복, 글로벌 건강보장 리더’라는 뉴 비전을 선포했다. 앞으로 공단이 보유한 약 1조 5000억건의 국민 건강정보 빅데이터를 활용해 '평생 맞춤형 통합건강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만성질환 관리와 질병예방에 주력해 건강수명이 평균수명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바뀌진 않는다. 그러나 원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 그러니 이제는 ‘국민건강보험’의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정확히 알고, 기대하고, 적극적으로 요구해 주길 부탁한다. 평생건강과 국민행복을 위해, 바로 당신의 행복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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