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특집]
공주·부여 6곳에 세계유산 등재후 국내외 방문객 급증 7월 한달에만 12만명 관람
세계역사도시 복원토대 마련 유적보존·관리 국비확보 관건

▲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하늘 및 조상에 고하는 제(祭)인 고유제(告由祭)가 부여 정림사지에서 거행됐다. 충남도 제공
충남 백제역사유적지구에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유산에 등재된 공주·부여 유적지는 등재 한달만에 12만명이 방문했고, 일본 주요 언론사들이 앞다퉈 취재에 열을 올리는 등 그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충남도는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중심으로 국내외 관광인프라를 구축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복안이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지난 7월 4일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유산으로 최종 통과됐다. 이 등재로 우리나라는 12번째 세계유산을 배출하게 됐다. 도는 백제역사유적지구에 대한 국내외적인 홍보를 진행하는 한편 정부예산을 확보해 중·장기적인 보존·관리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백제역사유적지구란?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삼국시대 백제의 도읍들과 연관된 백제 후기(475~660)의 연속유산이다. 세계유산에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는 모두 8개소다. 이 중 충남에서는 △공주 공산성 △공주 송산리고분군 △부여 관북리유적 및 부소산성 △부여 정림사지 △부여 나성 △부여 능산리고분군 등 6개 유적지가 포함됐고, 나머지 2개소는 전북에 위치한 △익산 왕궁리유적 △익산 미륵사지다.

공주 공산성은 웅진시기(475~538) 산성으로 자연지형인 금강을 최대한 활용해 축조됐다. 산성 내 왕궁과 주요시설 등이 확인된 독특한 왕궁 형태를 보이고 있다.

공주 송산리고분군은 웅진시기의 백제 왕릉군이다. 그 중 무령왕릉은 도굴되지 않은 온전한 상태로 발굴돼 왕릉의 주인공과 축조시기(525)가 확인된 매우 드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부여 관북리유적과 부소산성은 사비시기(538~660) 백제의 왕궁 관련 유적이다. 대형건물지 등 왕궁의 주요 시설들과 정교하게 판축된 토성의 성벽이 확인되고 있다.

부여 정림사지는 사비도성의 절터로 도심의 사찰로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사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불교의 3보인 불(佛)·법(法)·승(僧) 모두를 구비한 백제 고유의 사찰 건축을 보여준다.

부여 나성은 동아시아에서 새롭게 출현한 도시 외곽성의 가장 이른 사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도시 방어의 기능뿐만 아니라 도시의 안과 밖을 구분하는 상징적 경계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여 능산리고분군은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기 위해 도시 중심부에 위치하였던 기존과는 달리 도시 밖에 위치하는 독특한 입지여건을 보여준다. 특히 발전된 백제 전통의 석실분이라는 고분 형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이 결정난 독일 본 국제컨퍼런스센터 전경. 충남도 제공
◆세계유산 등재, 충남도의 오랜 숙원 사업 해결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 등재 결정으로 충남도의 오랜 숙원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백제유적 세계유산 등재는 1994년 무령왕릉이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이후 20여년만에 결실을 맺었다.

2010년에는 공주·부여 역사유적지구 및 익산 역사유적지구가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2012년에는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 추진단'이 출범하면서 등재에 구체성과 체계성을 갖추기 시작했다. 1994년 무령왕릉이 세계문화유산 등재 잠정목록에 포함됐지만 그후 별다른 소득이 없었던 과거를 되풀이 할 수 있는 상황을 원천적으로 차단코자 했다.

2013년 등재신청서 초안이 유네스코에 제출됐다. 2014년 1차·2차 예비실사를 거쳤고, 등재 추진단이 '통합관리사업단'으로 명칭 변경을 완료했다. 지난 7월 4일 독일 본에서 벡제역사유적지구는 우리나라의 12번째 세계유산으로 최종 결정됐다.

◆세계유산 등재 이후 백제역사유적지구 관심도 커져

충남 백제역사유적지구 관람객 수가 세계유산 등재 이후 한달만에 2배 가까이 급증했다. 도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 7월 한달 동안 백제역사유적지구 5곳을 탐방한 관람객 수는 모두 12만 1784명이다.

부여 관북리 유적은 관람객 수를 집계할 수 있는 매표소 등이 없어 집계에서 제외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만 2695명에 비해 무려 5만 9089명 많은 규모로, 시·군별로는 공주시가 4만 68명, 부여군이 8만 1716명으로, 지난해보다 2만 3373명과 3만 5716명이 각각 증가했다.

유적지별 관람객 수는 지난해 7월 3493명에 불과하던 공주 공산성은 올해 7월 1만 9438명으로 1만 5945명이, 송산리고분군은 1만 3202명에서 2만 630명으로 7428명이 늘었다. 부여 부소산성은 3만 1117명에서 5만 7464명으로 2만 6347명이 늘었으며, 정림사지에는 1만 1616명보다 7731명 많은 1만 9347명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부여 외곽에 위치한 능산리고분군(나성)도 지난해 3267명에서 4905명으로 1638명 증가를 기록했다.

도 관계자는 "백제역사유적지구는 평년 수준을 넘어 많게는 5배 가까이 관람객 수가 급증한 점으로 볼 때 세계유산 등재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적인 역사도시로 복원 토대 마련

세계유산에 등재됨에 따라 고대국가 백제를 세계적인 역사도시로 복원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경주유적지구, 남한산성, 안동하회마을 등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명소들은 이전대비 관람객 수가 급증했다. 이를 바탕으로 했을 경우 공주·부여 백제역사유적지구의 관람객 수 역시 증가해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

공주·부여 6개소와 함께 2개소가 세계유산에 등재된 전북도는 경제적인 효과에 대해서 분석한 바 있다. 도가 전주대 산학협력단에 연구 의뢰한 '익산 백제역사유적 세계유산 등재 효과 및 관광콘텐츠 개발' 중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등재 이전 연간 42만 4000명인 관광객이 등재 직후인 2015년 하반기에는 55%가 증가한 66만 2000명이 다녀가고, 2016년에는 145%가 증가한 102만 5000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세계유산등재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효과 3000억원, 부가가치유발 1500억원, 고용유발효과 약 1만명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광산업의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충남도의 경우 전북보다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의 수가 많기 때문에 관광객의 증가가 전북보다는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은과제-백제역사유적지구 예산증액에 주력

내년도 백제역사유적지구 보존·관리·활용 사업관련 국비확보가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했다. 올해 도가 내년 세계유산 사업을 위해 정부에 요청한 국비는 518억 5000만원이었다. 지방비 222억원을 포함해 내년도 사업예산으로 문화재 보수 127억 7100만원, 고도보존 및 육성 367억 8500만원, 세계유산 활용 22억 9400만원 등으로 배분한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세계유산 사업에 156억 2000만원 확보에 그쳤다. 보존·관리·활용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362억 3000만원의 예산 증액이 절실한 상황이다. 도는 부족한 예산관 관련해 국회 증액 대상사업으로 선별해 행정력을 집중, 증액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김명석 기자 hikms12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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