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차태월 충청지방통계청 충주사무소장

통계에 대해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많은 시민들이 TV나 신문기사를 통해 접하는 물가지수, GDP, 실업률 등 각종 유의미한 숫자들이 우리에게 끊임없이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수치를 체감하기엔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미 우리 생활 속 친숙히 접할 수 있는 단어나 어휘 속에도 쉽게 통계가 반영돼 쓰이고 있다. 또 통계 수치 안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고 현재를 반영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과거에는 남자가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일을 하면 큰 일을 하지 못한다며 남자의 부엌 출입을 막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여자들이 요리정도는 할 줄 아는 남자를 이상형으로 꼽을 정도로 '요리하는 섹시한 남자'라는 의미의 '요섹남'이 대세다.

통계청 조사결과 여성의 TV시청 비율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을 감안해 요즘의 TV예능프로그램에서는 여성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춰 아빠와 아이가 함께하는 육아 프로그램이나 남자가 요리하는 요리 프로그램을 방영해 많은 여성들의 높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수시로 변하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달라지는 현대 사회, 이를 반영하기 위해 통계청에서는 11월 1~15일 인구주택총조사를 실시한다.

인구주택총조사는 1925년 이래 90년째 실시되고 있는 통계조사로 이를 통해 우리나라 살림의 기본 설계도를 그리게 된다. 2015년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은 어떠한지, 우리 지자체의 인구는 얼마나 되며 우리 도의 성비는 어떠한지, 외국인 거주자는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보게 되는 중요한 조사다. 나아가 각 분야의 개별특성 정보까지 제공해 고용, 교육, 교통, 복지, 주택 등 실로 다양한 분야에서 국가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이토록 통계라는 것은 우리 삶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번조사는 종전의 전국민을 대상으로 직접 방문해 조사하는 방식에서 국가기관의 공공데이터와 행정자료를 활용하는 '등록센서스' 방식과 전국가구의 20%의 표본가구만을 선정해 조사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처럼 통계청에서는 고품질의 통계를 생산하고 국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야흐로 빅데이터의 홍수시대에서 정부 3.0시대를 맞아 맞춤형 통계생산과 통계허브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다. 이러한 조사방식의 변경으로 국민의 응답부담이 줄어들게 되고 국가예산을 1400억원 정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인구주택총조사는 앞으로 5년 동안 정부 및 각종단체의 계획수립에 중요한 밑그림이 될 것이다. 또 조사결과는 개방과 공유 협업을 중시하는 정부 3.0시대에 맞게 국민과 기업, 일반국민 누구에게나 적극적으로 개방되고 활용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통계청 내부의 노력만으로는 만족할 만한 통계를 생산하기가 어렵다.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가 더해질 때 고품질의 통계생산이 가능해 질 것이다. 나 한사람쯤이야 하는 안이한 생각과 무관심을 버리고 나의 참여가 정확한 정책수립의 자료가 된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조사에 적극 협조해 응답해 주면 무의미란 숫자에 의미를 입혀 더 나은 세상, 더 편리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미래를 꿈꾸고 있다. 통계는 '미래의 나침반'이자 '현재의 얼굴'이다. 국가통계가 부실하다면 우리사회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고 올바른 진로를 설계하기가 어려워진다. '정확한 통계는 국가의 경쟁력'이다. 대한민국의 내일에 국민의 말씀이 가장 귀한 만큼 성공적인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를 위해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