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강철구 대전시 시민안전실장

몇 년 전 모 일간지에 연재된 만화 '광수생각'을 즐겨본 적이 있다. 광수생각은 정감 넘치는 그림과 함께 소소한 일상에서 자칫 그 소중한 의미를 잃어 버리고 사는 가족, 친구, 연인에 대한 사랑, 희망 등 다양한 소재로 소박하고 진정성 있는 자기고백과 진술로 많은 독자들의 공감과 감동을 이끌었었다. 특히, 만화의 말미에 가슴에 담아 둘 법한 한 줄의 메시지를 남기고 광수생각이라고 적었다. 그 중에는 사랑에 대한 정의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예를 들면 '사랑은 그 사람의 결점까지 사랑하는 것', '사랑은 풍선 같아서 불수록 쉽게 터진다', '사랑도 시련의 바람을 맞아야 더 아름답다' 이런 것들이었다.

이같이 우리는 일상에서 너무나 당연하다고 받아들여 그 의미와 가치를 잊고 사는 경우가 더러 있다. '안전'이란 것도 그런 것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안전에 대하여 정의를 내려보라고 하면 정말 다양하게 표현될 것이다. '안전은 사랑이다', '안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본원칙',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등등 그렇다면 과연 '광수생각'은 어떠할까?

필자는 안전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내리겠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안전은 시민을 위한 최상·최대의 복지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복지의 사전적 의미는 좋은 건강, 윤택한 생활, 안락한 환경들이 어우러져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복지는 안전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안전이 곧 복지'라는 생각이다.

우리시에서는 시민 모두가 참여하고, 차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안전해야 한다는 대원칙을 두고 여러 가지 시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우선 재난위험이 있는 시설과 건축물 등 약 1만 1000여개에 대한 안전점검과 보수·보강은 물론 시민이 직접 위험시설 등을 제보하면 신속하게 조치하는 안전신문고 운영을 통해 생활주변의 안전위해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고 있으며, 안전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해빙기·여름철 등 취약시기와 풍수해·산불·설해·폭염 등 재난유형에 따라 안전관리대책을 수립하고 33개 유관기관과 협업체계를 유지하면서 재난현장에 적용할 행동매뉴얼을 수시로 개선·보완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비상사태에도 대비하여 민방위 대피시설과 비상급수시설 등을 이미 목표 이상 확보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평소 시민건강과 환경을 위협하는 민생침해사범에 대하여도 빈틈없이 단속하는 등 건전하고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오는 10월 8일은 시민안전실이 출범한 지 100일이 된다. 100이란 숫자는 전통적으로 완전한 수, 성숙한 수를 의미한다. 그동안 시민안전실에서는 재난유형의 다양화에 따른 안전수요 증가에 대비하면서, 시민 모두가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안전복지에 방향을 잡고 순항 중에 있다. 하지만 이 배를 나아가게 하는 동력은 따로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을 넘어 다른 사람의 안전까지도 관심을 갖는 것 바로 그것이다. 생활 속 작은 안전부터 챙겨주는 것이 복지서비스의 출발이며, 안전복지는 시민 모두가 함께 나누고 만들어 가야 이룰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안전은 철저하게 이진법으로 존재한다. '0' 또는 '1' 즉, '안전'하지 않으면 '위험'한 것이지 그 중간은 없다. 안전하지 않으면 복지도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되새기면서 내 이웃은 안전한 지 돌아볼 수 있는 자세와 마음의 여유를 가진다면 안전복지도시에 저절로 이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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