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공원서 ‘세계반려동물축제’ 추진, 공적시설에 행사개최 시설이용료 ‘0원’
공원 출입 통제예정 시민 불편 예상, 동물 배설물 처리 등 대책 마련 미흡

천안시가 시민 휴식시설로 조성된 체육공원에 수 억원대의 수익이 예상되는 민간 상업행사를 치르도록 승인해 특혜의혹이 일고있다.

4일 천안시와 천안시생활체육공원 관리소 등에 따르면 한국거리문화협회와 ㈜안토게이트는 오는 16~18일 3일간 천안시 동남구 삼룡동 천안생활체육공원 일원에서 ‘2회 세계반려동물축제’를 연다. 주최 측은 이 행사 입장요금으로 1일 2만원(성인)을 책정해 놓고 인터넷 예매를 받는 중이다.

또 부대행사인 용품박람회와 푸드존(Food Zone) 참여업체에게는 부수 1곳당 120~150만원의 입점비를 받고있다. 주최 측의 예상대로 행사기간 1만 여명의 관람객이 들어올 경우 입장수입 만해도 최대 2억원에 이를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주최측은 공적시설에 이런 대규모 상업행사를 치루면서 천안시에 시설이용료는 단 한푼도 내지 않았다. 천안시가 무료로 시설 사용을 승인해 줬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혈세로 조성한 공공시설을 민간에 내줘 장사를 해 주도록 승인한 시 행정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주최 측은 행사기간 일부 체육시설을 제외한 공원 출입을 통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원 내 편의시설을 이용했던 시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시민 신현남(61·천안시 구성동) 씨는 “체육공원을 자주 이용하는데 축제가 열리는 기간 (공원)이용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해가 가지 않았다”며 “상업적 행사에 시설의 주인 격인 시민들을 내쫓기도록 하는 것이 천안시 행정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관계자는 “체육시설 관리에 영향이 없고 주변에도 크게 피해를 주지 않을 것 같아 공원 사용을 승인했다”며 “사용료는 법적근거가 없어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거리 문화협회 관계자는 "행사 비용을 충당하려다 보니 부스 판매나 유료공연으로 추진하게 됐다"며 "사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지만 좋은 문화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주최 측은 행사를 10여일 앞두고 행사장 주변 교통 안전문제나 반려동물 배설물 처리 계획 등 기본적인 사전준비 대책을 아직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행사개최 능력에도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생활체육공원관리소 관계자는 "한달 전부터 주최측에 행사 세부계획서 제출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오지 않았다"며 "하루 수천여명의 관람객이 몰려오는 행사에 준비 미흡에 따른 혼란이 오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임대형 민자사업으로 조성된 천안시 생활체육공원은 총 140억원이 투입됐으며, 천안시는 2011년부터 20년간 임대료와 운영비 등으로 매년 22억원 가량을 민간업체에게 상환해야 한다.

천안=전종규· 이재범 기자 jjg280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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