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수십억 날릴판 … 달러 처분 비상

15일 원/달러 환율 1100원선이 7년 만에 처음으로 무너지자 지역 경제계는 수출 전선에 암운이 드리워졌다며 우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1092.00원으로 전날보다 12.50원 하락했다. 100만 달러어치 물품대금을 하루 늦게 받았다고 치면 하루 사이에 앉아서 1000만원 이상을 손해보는 셈이다.

이에 따라 KT&G, 아트라스비에스㈜, ㈜대화산기 등 지역 대표적 수출기업들은 선물환 및 현물환을 들어오는 대로 매각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역 수출기업들은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적게는 1050원 이하, 많게는 1000원대 붕괴를 위협할 정도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5일자 '르피가로지(Le Figaro)' 등 유럽의 신문·방송들도 8년 만에 달러당 1.30유로 붕괴를 위협하는 '부시 2기'의 달러화 약세정책을 우려하며, 이 같은 달러화 약세기조가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란 보도를 속속 내놓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전국 수출기업 39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15일 발표한 '환율 급락 수출영향' 조사도 수출기업들의 손익분기점을 평균 1127원으로 보고하고 있어, 국내 수출기업의 '출혈수출'까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팔리는 것만 해도 다행'인 중소 수출업체의 경우엔 별도의 환율대책 전문인력이 전무한 실정이어서 작은 업체일수록 '환율 파동'의 여파는 심각한 수준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KT&G 관계자는 "미국 금리는 올라가고 콜금리는 내려가면서 금리차이가 거의 없어져 선물환 마진이 3원으로 줄었다"며 "환율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남는 달러를 즉각 처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의존도가 75%가량인 아트라스비에스㈜ 관계자도 "유럽시장에서도 달러 결제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달러화가 준보편적인 결제수단"이라며 "수출 손실을 원자재 수입으로 보상하고 있어 현재로선 손익에 큰 마이너스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지만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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