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박월훈 대전시 도시재생본부장

지금 세계경제는 ‘공유’로 뜨겁다. 세계최대 숙박 공유기업인 에어비앤비가 비상장 신생벤처기업으로는 공유택시 우버에 이어 세계 3위의 몸값으로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세계 각지에서는 이를 경계하는 기득권과의 충돌이 이슈화 되고 있다. 소유의 패러다임에 익숙한 시민이 공유의 옷으로 갈아입기 까지는 많은 시행착오와 난관이 놓여 있지만 공유경제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시대적 조류로 변해가고 있다.

공유경제란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렌스 레식 교수에 의해 처음 사용된 말로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업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방식을 말하는데 ‘물품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서로 대여해 주고 차용해 쓰는 방식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돌이켜 보건대 우리나라에도 공유는 이미 오래전에 삶에 녹아 있었다. 아이들의 공포대상이며 비밀장소로 쓰였던 상여 집, 가난한 살림살이로 혼례복 마련이 어려워 마을별로 공동으로 마련한 혼례복 그리고 이웃 간 노동력을 교환하는 품앗이 문화가 그렇고 향약이 활성화돼 마을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는 문화가 바로 그것이다.

대전시는 민선6기 약속사업으로 공유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물건, 공간, 정보, 재능 등 유휴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함께 쓰는 공동체 문화를 조성해 나가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2월 공유 활성화 지원조례를 제정하는 등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사회적자본지원센터를 통해 공유사업을 발굴·지원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유휴공간도 개방했다. 지난 5월부터 시청이나 구청, 동 주민센터, 시 출연기관 등의 유휴공간을 시민들이 편리하게 모임이나 학습장소로 이용할 수 있도록 51개 기관, 63개 시설, 114개 공간을 개방했다.

개방 두 달 남짓한 기간에 총 357단체가 이용하여 공간공유에 대한 시민의 기대와 호응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앞으로 교육청과 중앙부처기관 등 2차 공공시설 추가개방과 더불어 종교시설, 금융기관 등과 협약을 통해 민간시설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으로 있어 시민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유경제 마중물 사업인 시민공모사업을 추진했다. 공유경제 이전 공유사업 저변확대를 위해 지난 4월과 6월, 2차에 걸쳐 공유네트워크 공모사업을 통해 21개 공유사업단체를 선정했다. 청소년 예술가공동체 ‘나마스테’는 취약계층 청년 예술작가들의 주거문제 해결을, 커뮤니티 공유 공간 ‘벌집’은 공간 운영매뉴얼 제작과 플랫폼 구축을 통한 공유 활성화를, 대학 기반형 공유사업팀'스터디 팩토리'는 전공서적, 자취방, 정장 등의 거래플랫폼을 구축, 대학생을 대상으로 공유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이외에도 혼자 밥 먹는 삭막한 도시 생활을 극복해 보겠다는 The BENCH의 ‘엄마의 레시피’, 서울의 ‘쏘카’처럼 대전의 대표 공유차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피플카’와 책을 통해 소통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프로젝트 유’등 다양한 계층이 색다른 매개체를 통해 공유경제 실현을 위한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공유에 대한 이해와 참여를 위해 공유시작학교와 아카데미를 운영했고 10월과 11월에는 공유 프리마켓과 컨퍼런스를 통해 시민의 생활 속으로 찾아갈 예정이다. 특히 지난 7월 옛 충남도지사 1호 관사에서 진행된 첫 번째 공유파티에서는 고가의 캠핑장비와 음식을 공유하며 공동체 의식을 체험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진바 있다. 2015년은 ‘공유 도시 대전’ 조성의 원년이다. 앞으로 공유문화가 시민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공동체 회복과 도시재생의 성공모델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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