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박희순 청주시농업기술센터

2015년은 국제연합(UN)이 지정한 세계토양의 해이다. 이에 질세라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3월 11일을 흙의 날로 제정했다. 이를 통해 토양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토양이 우리의 식량의 근본 토대임을 널리 알리려는 목적이다.

토양이 얼마나 건강한가의 문제는 그 땅에서 자란 작물의 맛뿐만 아니라 영양 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토양양분의 불균형과 양분과다 집적은 농업재해 및 병해충 발생원인, 농산물의 품질저하 등으로 이어지며 이상기온 등에는 농작물 생육에 큰 저해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농경지 토양의 양분 불균형 개선과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토양검정이 필요하다. 토양 속에 어떤 성분이 많고 적은지를 알아내, 많이 있는 성분은 적게 주고 적은 성분은 많이 주는 것에 토양검정의 목적이 있다. 토양검정을 원하는 농가는 분석할 흙 시료를 정확하게 채취해 의뢰해야 올바른 분석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토양검정의 전체 오차 중 분석과 시료채취 오차를 보면 분석 오차는 15~20%에 불과하고 80~85%의 오차가 토양시료 채취과정에서 발생되므로 토양검정사업에서 토양시료채취는 대단히 중요하다.

토양검정결과를 가지고 농한기에 토양을 개량하려면, 농사가 끝난 가을에 검정을 하는 것이 좋으며 만약 뒷그루를 재배하기 위해 흙을 갈아놓은 상태라면 이 때가 흙을 채취하기에 적합하다. 흙이 고루 섞여 있기 때문이다. 하우스의 경우 연중 재배가 계속 이뤄지므로 그때그때 검정을 받는 것이 좋다. 농사짓는 도중 작물생육이 불량하다고 판단되면 그때그때 수시로 토양검정을 해 원인을 찾아 해결하도록 한다.

올바른 토양시료 채취방법을 살펴보면 비료를 살포하기 전 토양 표면의 흙을 1~2㎝ 긁어낸 뒤 깨끗한 삽을 이용해 논이나 밭일 경우 10~15㎝ 깊이에서 200g씩 5~10점을 채취한다. 과수일 경우 가지 끝에서 30㎝ 안쪽으로 들어와 30~40㎝ 깊이에서 채취하며 경사지의 경우 윗부분, 중간부분, 아랫부분 3부분으로 나눠 따로 채취해야 한다. 작물이 잘 자라지 않는 부분의 땅은 잘 자라는 부분과 구분되게 따로 떠서 의뢰하도록 한다.

채취된 시료는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깨끗한 비닐이나 종이 위에 얇게 펴서 서서히 건조시킨 후 깨끗한 비닐봉지에 넣어 경작자 인적사항, 토양 지번, 면적, 작물명 등을 기재한 후 각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분석결과는 2주정도 후에 비료사용처방서를 통해 농가에 전달된다. 이를 통해 토양 산도, 토양 내의 유기물, 질소와 인산, 칼리, 규산 등의 함량과 토양에 필요한 양분 및 작물별 적정 시비량을 분석한 후 이를 토대로 농경지가 갖고 있는 양분 정도에 따라 알맞은 비료 시용량을 알 수 있다. 실면적 대비 각각의 비료추천량이 제공돼 토양특성에 맞는 비료를 선택하여 시비하면 된다. 또한 시비처방서를 통해 그 땅에 어떤 작물 재배가 적당한지도 알아 볼 수 있고 물 빠짐 정도, 흙살의 깊이 등 토양의 특성을 보다 자세히 알아 볼 수도 있다.

현재 벼, 보리 등 곡류 7종, 참깨, 땅콩 등 유지류 3종, 고추, 피망 등 과채류 12종, 구기자, 황기 등 약용 작물 25종 등 115작물에 대한 비료사용처방서 발급이 가능하다. 이외의 작물도 토양검정결과 분석값은 제공되므로 토양의 상태를 알 수 있어 작물 재배에 도움이 된다.

농경지 토양의 화학적 특성은 농업인의 관리방법에 따라 많이 달라지므로 안전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 많은 농가가 토양검정을 신청해 품질 좋은 농산물이 생산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함은 물론 질 좋은 토양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