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조원오 원불교 충북교구장

국가청소년위원회의 자료에 의하면 가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전국적으로 36만명에 이르고, 이 가운데 가정으로 돌아가지 않은 채 가출 상태에 있는 청소년은 약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가출 청소년 10만명 시대, 그들은 누구이며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이들 가출 청소년에 대한 보호시설과 범죄 예방을 위한 시스템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가정에서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학교에서 친구들과 학업에 전념해야 할 그들이 가정과 학교의 품에서 벗어나 어렵고 힘든 생활을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가출원인 가운데 1위는 가정불화와 가족들 간의 소통 부재를 꼽을 수 있다. 가정이 건강해야 자녀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고 사회가 건강해야 청소년들이 꿈을 키울 수 있다.

원불교 대종사께서는 '한 가정은 한 나라를 축소하여 놓은 것이니, 한 가정을 다스리는 호주의 책임이 크다'고 하셨다. 말씀하시기를 "한 가정은 한 나라를 축소하여 놓은 것이요, 한 나라는 여러 가정들을 모아 놓은 것이니, 한 가정은 곧 작은 나라인 동시에 큰 나라의 근본이 되나니라. 그러므로 한 가정을 잘 다스리는 사람은 사회 국가에 나가도 그 사회 그 국가를 잘 다스릴 것이며, 또는 각자 각자가 그 가정을 잘 다스리고 보면 국가는 따라서 잘 다스려질 것이니, 한 가정을 다스리는 호주의 책임이 중하고 큼을 알아야 할지니라." (대종경 인도품 42장)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온 전정희 의원은 "위기 청소년 상당수가 부모의 방임이나 학대, 학내 폭력 등으로 이미 가정 복귀가 불가능한데도 청소년 쉼터 퇴소자의 40%가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는 것이 문제"라며 "청소년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자립할 수 있도록 가출 유형별, 성별, 지역별 청소년 인구 등을 고려해 쉼터를 대폭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출 청소년들의 경우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단순 절도에서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특히 여성의 경우 성매매 유혹에 쉽게 노출되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주거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체계적인 상담이나 보호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기 어렵다. 또한 이들 가운데 절반가량이 유흥업소나 퇴폐업소에 고용되고 폭력이나 성 접촉을 하는 등 비행을 경험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이들의 연령이 갈수록 낮아진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청소년들의 가출은 대부분 부모의 방임이나 학대, 학내 폭력 등에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내일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이 가정에서 사랑받는 자녀가 되고 친구들과 어울려 공부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주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호주는 가정을 책임지고 교사들은 학생들을 책임지는 일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국방이 흔들리면 나라가 위태롭고 교육을 등한히 하면 나라의 미래가 없다.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하루 속히 가정과 학교로 돌아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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