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이명현 대전지방보훈청장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중국 방문 후에 가장 먼저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양쪽다리와 한쪽 발목을 절단한 하재헌 하사와 김정원 하사를 방문해 치료 경과를 꼼꼼히 챙기며 가족들을 위로했다. 이 자리에서 부상장병들에 대한 국가의 무한책임을 강조했다. 국가를 위한 희생에 대해 국가와 국민이 책임을 다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목함지뢰 도발사건으로 북한은 최고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조성하고 남남갈등을 유발했으나, 우리 군과 국민은 차분하고 의연하게 대처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안보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대한민국은 지정학적으로 주변 4대 강국에 둘러싸인 숙명적 위치에 있으며, 세계유일의 분단국가로 북한과 70년간 이념적·군사적인 대결이 지속되고 있고 그 위협이 점차 심화되고 있으며 동맹국에 의해 안보를 보장받는 나라로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이야기 한다. 그 축은 전작권과 한·미연합사 체제인데 이에 대한 해체 결정과 연기 결정 등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세대별, 지역별 안보·통일 방안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크고, 갈등 비용이 연간 300조원으로 추산 되는 등 우리 사회의 갈등이 정부의 안보, 경제, 통일 정책 추진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대·내외적 안보상황을 알고 대비하고자 국민이 단결하여 나라를 지키고 통일을 이룩하려는 마음, 정신이 필요할 것이다. 여기에 가장 부합되는 것이 호국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안보의식이 군사대비에 중점을 둔 것이라면 호국정신은 이념대비에 중점을 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호국정신을 간단히 말하면 '다양한 안보상황에 대비해 국민이 나라를 지키려는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애국심, 안보의식, 호국정신은 비슷한 것 같은데 명확히 구분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 구분한 이유는 우리나라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북한과 군사대결뿐만 아니라 이념대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들이 애국심을 바탕으로 투철한 안보의식과 호국정신을 가져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신라의 화랑도정신, 고구려의 상무정신, 고려의 저항정신, 조선의 의병정신, 일제시대의 독립운동 정신, 6·25전쟁시의 반공정신 등을 들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는 이시대의 안보상황에 대비한 호국정신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안중근 의사, 심일 소령 등 독립유공자와 호국영웅을 기리는 것을 호국정신 함양으로 인식해왔다. 매우 중요한 일이고 또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이분들의 호국정신은 그 분들이 처한 시대의 호국정신이었다.

이시대의 호국정신은 우리의 안보현실을 정확히 알고, 우리시대의 사명인 평화적인 남북통일을 달성할 수 있도록 온 국민이 안보와 통일에 있어서 만큼은 국민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호국정신 함양을 위해서는 교육, 언론·방송, 예술, 문화 등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안보실상과 이에 대비한 호국정신을 국민들에게 올바로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계속적인 북한의 도발 및 위협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 사이에서 이시대의 호국정신으로 하나가 돼야 할 것이다. 그 호국정신으로 국가를 위해 희생 공헌한 분들의 초석위에 만들어진 이 나라를 그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튼튼히 지키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지며,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를 재인식하고 세계 속의 당당한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 이시대의 호국정신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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