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창 박기종 선생·문하생 6명 발표회

▲ 명창 박기종 선생
분단과 함께 실향민의 노래가 된 '서도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귀중한 무대가 마련된다.

박기종 선생과 그에게 서도소리를 전수받은 김장순·길관호·곽영미씨 등 문하생 6명이 오는 16일 오후 7시30분 대전 평송청소년수련원 소강당에서 서도소리 발표회를 연다.

평안도와 황해도에서 불리던 민요·선소리·시창·잡가 등을 모두 포함하는 '서도소리'는 우리 민족의 정서적 특징인 '한'을 가장 잘 표현하는 노래다.

서도소리는 일제시대 암울한 시대 상황과 정서가 맞아 널리 불렸으나 분단과 함께 실향민의 소리가 된데다 소리 자체가 쉽지 않아 자연히 대중과 멀어졌다.

본바닥인 황해도와 평안도에도 이미 서도소리가 없어진 지 오래 돼 명맥이 끊어질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열리는 명창 박기종씨의 이번 발표회는 서도소리의 보존과 전승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박씨는 이번 무대에서 서도소리의 대표곡인 '수심가', '엮음 수심가'를 비롯해 '별조 공명가', '변강수타령' 등 흔히 들을 수 없는 본바닥 소리까지 들려준다.

"전라도 육자배기, 평안도 수심가"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서도소리의 대명사는 역시 '수심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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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 음악의 문헌이 별반 없어 고증을 하기는 어렵지만 '수심가'는 병조호란 때 함천의 명기 부용이 처음 부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초장부터 길게 내뻗는 것과 조금 빠른 '엮음 수심가'가 있다.

'수심가'는 '관산융마'와 더불어 '눌러 떠는 목', '반음 내려서 부르는 목', '내려뜨려 놓는 목' 등 서도소리의 특징을 갖고 있어 '목' 쓰는 법의 기초이자 완성이다.

조선시대 때 관서·관북지방 사람들에게 벼슬을 주지 않자 그 설움이 번져 푸념의 노래로 불렸다는 서도소리는 눈물 많고 한숨 많았던 그 지방 사람들의 넋두리로 애수가 깃들고 구슬픈 한을 노래하는 것이 많다.

남도의 판소리가 목으로 질러 내어 걸걸하고 조금 껄껄한 소리가 나는 데 비해, 서도소리는 옥구슬 구르듯 맑고, 실낱같이 뽑아내듯 청아하면서도 애절한 소리를 낸다.

박기종 선생은 지난 96년부터 5번의 개인 발표회를 가졌으며, 가사집과 서도소리 음반집 출시, 후진양성 등을 통해 서도소리에 남다르게 애착을 보여 온 명창으로 민속 음악의 맥을 이어가는 데 힘쓰고 있다.

문의 489-55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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