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눈물 백춘관 지음/띠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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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을 배경으로 한 문학소설이 나왔다.

시나리오를 써 오던 백춘관(46)씨의 첫 작품인 소설 '아버지의 눈물'은 대전역을 주변으로 한 원도심 삼성동과 정동 일대에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을 담아냈다.

아직도 70년대의 모습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그곳에서 생활고에 지친 사람들 사이로 한 아기가 미끄러지듯 모습을 보이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이 소설은 한 어린이를 화자로 해 어른들의 세상을 바라본다. 그 여린 눈에는 철 따라 피고 지는 꽃송이와 같이 눈물샘이 마를 날이 없고, 공화증으로 헛것에 시달리는 아버지와 온갖 수모를 겪으면서 한 가정을 지키려는 어머니의 투쟁은 한계상황을 보는 듯 언제 꺼져들지 모를 반딧불이의 불빛처럼 깜빡거린다. 그 속에서 가족들이 겪는 아픔을 통해 진정한 가족 사랑의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이혼이라는 통속적인 이야기의 한계를 벗어나 부부갈등의 문제를 참다운 사랑으로 승화시켰다. 양극화된 부부간의 인격 차이에서 독자들은 쉽게 이혼을 받아들일 수 있지만, 소설 속 어머니는 이중적 복선을 깔고 3년이라는 긴 시간을 통해 가족들의 희생을 지켜본다. 어머니는 빈 공간에 남아 있는 가족들의 가난과 질병, 자녀들의 이탈이라는 가혹한 고통이 시작되지만 가족의 고통을 통해 아버지를 구하는 어머니의 조건에서 독자들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저자는 "사랑은 희생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며 그 희생으로 얻어진 사랑이야말로 영원하다"고 얘기한다.

또 그는 이혼이란 '자녀들에게 마지막 남은 솜털까지 모두 빼앗는 것'이라고 화자를 통해 말한다. 가족이란 개념이 모호해지는 근대사회의 부조리함을 날카롭고 적나라하게 지적했다.

하루의 일상을 돋보기로 확대해 들여다보듯 가감 없이 전하는 잔잔한 문체와 작가 특유의 살아 있는 듯한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다만 이 소설 속에는 이탈한 자녀들을 수습하는 과정이 생략돼 독자들을 궁금케 한다. 작가는 후편에서 독자들의 마음 한 구석에 응어리로 남아 있는 이 부분을 풀어낼 계획이지만, 등장인물의 실존 여부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은 쉽게 밝히지 않을 생각이다.

당진 출생인 작가는 군입대 전 한 영화사에 자신의 시나리오를 보냈지만 지금까지 그 글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98년 이후 지금까지 여러 편의 시나리오를 집필했지만, 작가로서 자신이 가야 할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 그는 이후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3년 여만에 완성한 이번 소설은 작가 본인의 이야기일 수도, 바로 주변인의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이혼은 좀 더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작가는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면서 상대적으로 부모의 관심 밖에 서서 방치되다시피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을 보라보면서 이혼이란 문제 의식에 깊이 고민을 했다고 한다.

작가는 "'과연 이혼을 통해 얻는 것이 무엇인가. 그 길을 피할 수 있는 선택은 없는가'라는 고민 속에 이 소설을 쓰고 싶었다"며 "소설 속에서 내가 원하는 세상, 이혼이 없는 세상, 내 마음대로 고쳐보는 세상, 모두 노력하면 부자가 되는 세상을 나타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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