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강영일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위치한 대전은 철도와 함께 성장한 대표적 도시라고 할 수 있다. '한밭'이라고 불리던 작은 시골마을에 불과하던 대전은, 당시 다른 지역이 철도역설치나 노선통과를 반대하는 바람에 경부선 및 호남선의 분기역이 세워지면서 이렇게 광역시로 성장하였다. 그래서 철도는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새로운 산업을 유인하고, 도시계획적 측면에서는 기존 공간을 재편성하거나 인구 유입과 활발한 이동을 유발함으로써 지역경제권을 확대하는 데 기여한다라는 것이 정설로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대전지역이 철도를 통해 어떻게 발전하고 변화했는지 살펴보자.

철도부설 이전에는 회덕이 이 지역의 중심이었음에도, 경부선과 호남선이 분기되는 대전으로 발전축이 이동하게 된다. 대전역이 건설되면서 1910년 군청이 대전역 부근으로 옮겨지고, 상공업이 발달하면서 인구도 유입되기 시작한다. 특히 호남선 개통으로 대전은 남북축에서 동서축으로 확장되면서 도시가 크게 성장하게 된다. 한편, 천안은 장항선이 분기되면서 철도교통의 요충지로 발전을 하게 되고, 조치원도 경부선과 충북선의 분기점이 되며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반면, 백제의 도읍이었고, 1920년대 도청과 지방법원 등이 위치한 정치, 행정, 교육의 중심지였던 공주의 경우,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철도교통의 사각지대가 되면서 도시성장이 멈추고 인구의 증가도 정체되게 되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좀 넓게 살펴보면, 충청권철도는 1960년대 이후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의 시행에 따라 충북선 및 호남선의 복선화를 통해 철도운송 용량을 확보하고, 중앙선 및 태백선 등 전철화 사업으로 수송효율을 증대하는 등 끊임없이 발전을 거듭해 왔다.

더욱이, 경부고속철도가 2004년에 개통하면서 이동속도의 획기적 향상으로 천안·아산, 오송, 대전 등 KTX 정차역은 서울에서부터 1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게 되었다. 공주의 경우, 2015년 호남고속철도의 개통을 통해, 그동안의 오랜 철도서비스 소외에서 벗어나 백제문화 관광의 중심지로서 새로운 도약이 기대되고 있다.

앞으로도 충청권은 철도발전과 함께 그 미래가 매우 밝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 공단에서 금년 5월 착공한 서해선 복선전철의 건설, 서해선과 장항선, 신안산선의 연결뿐만 아니라 장래 조치원에서 충주를 거쳐 봉양에 이르는 충북선의 고속화 등 거미줄 같은 철도망이 확충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아울러 천안아산 역세권 개발, 오송생명과학단지 및 연계 신도시 개발, 대전역세권 재정비사업 등 지역의 자구적인 노력이 더해진다면 향후 수도권의 범위가 천안·아산뿐만 아니라 세종·대전까지 포함하는 ‘메가 리전(Mega Region)’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철도가 도시 발전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철도 네트워크의 중심으로서 충청의 발전과 미래를 한껏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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