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유병덕 충남도 복지보건국장

계절이 여름 한 복판으로 달려가면서 집단식중독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31.7%는 하루 두 끼 이상 외식을 하고 있으며, 25.7%는 단체급식을 통해 식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민들은 단체급식과 외식이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집단식중독의 80% 이상은 외식이나 단체급식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면 이는 잘못된 생각일 뿐이다. 충남도 내에서는 지난해 14건 218명이 식중독에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9건 73명(33.5%)이 일반음식점에서, 3건 132명(60.6%)은 학교급식을 통해 식중독에 걸렸다. 실제 얼마 전 도내 한 고등학교에서 기숙사생 15명이 발열과 구토, 설사 등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여 기숙사 급식이 전면 중단되고, 학교는 임시휴업에 들어간 일이 있었다. 다행히 학교 및 도 보건당국의 신속한 대응으로 학생들의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충남도는 식중독을 막고 도민 보건 향상을 위해 '식중독 예방 관리 계획'을 수립·추진 중이다.

우선 식중독 예방을 위한 활동을 강화하고, 신속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연중 식중독 비상근무체계를 가동하고, 학교 등 특성에 맞는 예방사업을 추진해 식중독 사고를 사전 차단 중이다. 식중독이 발생할 경우에는 이동식 검사 차량을 투입해 4시간 내 원인을 규명하고, 현장에서 즉시 대응 조치를 취하고 있다.

둘째, 식중독 원인 식품이나 취약시설을 집중관리 하고 있다. 생김치, 해조류, 샐러드 등 비가열 식자재와 회 등 날생선 취급 음식점, 사회복지시설 집단급식소 등 취약시설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식품 안전진단 컨설팅도 추진 중이다.

셋째로, 설사환자 발생 시 위생 및 방역부서가 합동으로 역학조사 실시하고, 각종 축제 및 행사장에 대한 위생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도는 특히 신속한 원인 규명과 2차 확산 차단을 위해 24시간 이내 '식중독보고시스템'에 입력해 상황을 전파하는 등 선제적 대응도 강화 중이다. 도에서는 이처럼 식중독 예방을 위해 촘촘하게 방역망을 가동하고 있으나 도민들이 섭취하는 식품 모두를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처럼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세균 증식이 매우 용이해 사소한 부주의로도 식중독이 발생하기 쉽다. 보통 1000마리의 세균은 1시간이 지나면 10배인 1만 마리로, 2시간이 지나면 10만 마리로 증식한다. 세균이 10만 마리까지 증식하게 되면, 식중독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론적으로 살균되지 않은 음식물을 2시간만 방치하면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 집단급식소나 음식점 등에서는 위생관리를 강화하고, 도민 개개인으로는 식중독 예방의 기본수칙인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손 씻기만 잘 해도 세균성 식중독의 70% 이상을 예방할 수 있다. 또 식중독 예방 3대 요령인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청결의 원칙 △조리된 음식은 바로 섭취하는 신속의 원칙 △음식물 보관 시 적정 온도를 준수하는 냉각(가열)의 원칙만 잘 지켜도 식중독 사고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음식은 생명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며, 질병도 치유해 주는 '푸드테라피'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기본적이며 중요한 것은 식품 안전관리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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