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용찬 충남도 기획조정실장

연초에 올해의 경제성장률을 3.8%로 전망하며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여겼으나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와 그리스 사태 및 일본의 더딘 회복세 등 외부의 불안 요인과 더불어 국내 경제를 뒤흔든 메르스 사태 등으로 현재 3.1%(한국은행에서는 2.8%)까지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긴급히 추경을 편성하는 등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산의 편성만큼 중요한 것은 적기에 신속하게 예산을 집행해 공공자금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비 진작을 유도하게 하는 것이다. 적기에 집행되지 못하는 예산은 기대한 만큼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다. 충남도는 재정집행의 중요성을 인식해 연초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 상반기 재정집행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충남도는 대상사업의 상반기 목표액 2조 1932억원의 122.73%에 달하는 2조 6917억원을 집행,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높은 집행 실적을 거뒀다. 도내 각 시·군도 적극적인 재정집행을 펼쳐 목표액 총 2조 8442억원의 98.34%인 2조 7970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집계됐고, 홍성군, 금산군은 최우수상을, 서산시, 보령시, 태안군, 청양군, 부여군, 서천군은 우수상을 수상했다.

신속한 재정집행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정부지출을 어느 시기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연중 경제 흐름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경기가 과열되는 시기라면 공공지출을 분산시킴으로써 안정화할 필요가 있지만 민간투자와 실물경제가 침체된 경우에는 공공부문이 예산집행을 서둘러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 경제 원리이다. 효율적인 재정정책으로 경기가 부양되면 지방 세수가 증가하는 등 재정 수입을 확대시키는 선순환 효과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상반기에 집행을 집중함으로써 지자체의 금고평균잔액이 줄어들고 이자 수입이 감소한다는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존재 이유는 공익 창출이다. 효율적인 재정집행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면 공공자금을 금고에 보관하고 있는 것 보다는 경제주체인 민간에 신속히 넘겨서 소비나 투자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지속적인 경기침체 상황에서는 가계, 기업, 정부 등 각각의 경제 주체들이 최선의 역할을 충분히 해야 할 것이지만, 정부의 공공 부문 투자 확대와 적극적인 재정집행은 불확실한 경기 상황을 이겨내는 데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출납폐쇄기한이 익년도 2월에서 당해년도 12월로 변경되었으므로 대규모 예산의 이월이나 불용을 줄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효율적인 예산집행을 위해서는 전 공직자와 더불어 도민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도민의 세금인 예산이 최종적으로 활용되는 마을 곳곳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눈 먼 돈이 되고 있는 사업은 없는지, 꼭 필요한 주민들에게 적기에 투입되고 있는지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도의 예산은 도민 모두가 그 주인이다. 주인이 자기 돈의 쓰임새를 세심히 신경 쓸 때만이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발전의 밑거름이 되게 할 수 있다.

충남도가 내포신도시로 이사 온 지 세 해 째를 보내고 있다. 도청 이전에 따라 투자할 곳이 많아져 살림 형편은 어려워졌지만, 주권자인 주민의 눈높이에서 최소의 예산으로 최대의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도의 모든 공직자는 지역의 발전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생각 하에 도정 발전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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