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노영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

청주산업단지의 처음 시작은 1969년이다. 그 후로 수차례에 걸친 확장과 정비를 통해 오늘의 청주산업단지에 이르게 됐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설립 당시 청주공단은(당시는 산업단지가 아니라 공업단지로 불렸다) 말 그대로 청주 경제의 중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산업화 초기 우리들의 누이와 형들은 어려운 가정형편에 아쉬운 학업의 꿈을 접어야 했고, 대신 ‘잘 살아보세’의 꿈을 이루고자 ‘공돌이’, ‘공순이’로 청춘을 바쳤던 곳이 바로 청주공단이다. 당시를 회상하는 이들에 의하면 공단의 월급날이면 청주시내 전체가 들썩일 정도로 흥청 거렸다고 한다. 가히 청주를 먹여 살리는, 청주경제의 전부라 해도 좋을 만큼 청주공단의 역할은 대단했던 모양이다.

그러던 청주공단이었건만 산업화의 완성시기를 지나면서 여러 기업들이 고도화된 첨단산업으로 자리를 옮겨 확장해가고 그 나머지가 노후산단으로 겨우 명맥만 유지한 채 오늘처럼 방치되다시피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 지역은 확장된 청주시의 도심 경계와 맞닿아 도시 발전을 저해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연히 여기저기서 청주 제1산단의 정비 필요성이 제기되고, 필자 역시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 가야 할지가 가장 큰 숙제였다.

정부 정책에서 노후산단 이야기만 나오면 그것이 무엇이든 청주산단과 연결해서 보기 시작했다. 덕분에 청주산단비지니스센터도 정부 예산을 얻어 지난해 준공 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비즈니스센터 정도로 노후산단인 청주산단의 문제를 해결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전국에 산재해 있는 노후산단의 ‘경쟁력강화사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거다 싶었다.

그렇게 시작된 청주산단 ‘경쟁력강화사업’은 몇 번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결국 민자 포함 6000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 청주시와 충북도가 정부에 제출한 마스터플랜에 의하면 청주산단은 이제 더 이상 기존의 산업단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첨단산업과 시민의 삶이 함께 어우러진 말 그대 융복합이 실현되는 작지만 도심형 첨단산업도시로 탈바꿈 되는 것이다. 민자유치 등 불확실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20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이 투입되는 것은 확정된 것이다.

1공단 규모의 지역에 2000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은 명확하다. 그렇다면 민간투자를 끌어내기에도 충분한 조건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비단, 이러한 효과는 공단 내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동안 공단 지역과 인접함으로써 개발이 지체됐던 봉명동 지역과 복대동 일부 지역 역시 활발한 투자와 도심 재생사업이 동시에 추진될 조건이 마련된 것이다.

그렇게 되면 명실상부한 청주의 신도심이 또 하나 마련되는 것이다. 정말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설레는 일이다.

필자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이래 요즘만큼 즐거운 상상을 많이 한 적도 없는 것 같다. 십년 후 청주산업단지는 과연 얼마만큼 변할 수 있을까. 공해와 악취, 잿빛 일색의 누추한 현재의 청주산업단지가 어디까지 변화 할 수 있을까. 이 즐거운 상상을 가능한 많은 청주시민과 함께 하고 싶다. 청주시민 모두가 꿈꾸고 상상하는 그대로가 현실화되길 바라면서 말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