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글밭]박철석 청주시 복지교육국장

남의 일로만 치부해오던 다문화 가정의 혼혈 문제가 우리사회의 심각한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의 유입 실태를 살펴보면 1990년대 이후 중·후반기를 기점으로 세계화에 따라 인구의 국가 간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조선족 여성의 대거 유입이 시작됐다. 이후 일본, 필리핀, 중국(한족), 베트남 등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더 나은 삶을 찾아서 취업이나 결혼의 방법으로 대거 국적을 취득해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언어뿐만 아니라 문화의 차이로 남편과 시부모 등 가족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서로의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인한 다문화 가정의 갈등은 자녀들의 성장과정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가정에서의 어려움은 학교 생활로 이어진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학생들 간의 차별(왕따)은 성장 과정의 청소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게 되며 평소 받은 상처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분노로 표출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나 미국 사회에서 심상치 않게 벌어지는 묻지마 살인 등으로 이어질 개연성도 충분하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점을 미리 미리 대비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학교와 사회 그리고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시점이다. 다문화 가정도 헌법과 법률의 보호를 받으며 납세의 의무를 이행하는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란 점을 알아야 한다.

미국은 200년이상 다인종·다민족에 대한 정책적·제도적·관리적 측면의 노-하우가 풍부한 국가다. 필자는 지난해 뉴욕경찰국(NYPD)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NYPD 간부는 다민족 국가의 어려움을 해결해가는 방법을 간략히 소개해 줬다. 먼저 민족적 감정을 제거하기 위해 경찰관 채용에서부터 범인을 체포하는 법 집행과정까지 인종별·민족별·국가별 인구수 분포도에 따라 경찰 인력을 채용하거나 투입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발생지역의 민족적 분포별 또는 범죄자의 출신국가를 중심으로 국가, 민족, 인종별로 구분한 후 그 나라출신의 미국경찰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인 타운에는 한국인을, 차이나 타운에는 중국계 경찰관을, 흑인 지역에는 흑인 경찰관을 현장에 파견하고 문제의 해결까지 담당경찰관을 활용하고 있다.

전통만의 고집이나 아집을 부릴 것이 아니라 선진국의 선진적인 의식과 제도는 벤치마킹의 방법으로 취사 선택이나 업그레이드해 적극적으로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 사용해야 한다.

이제 우리도 다문화 사회를 맞이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것은 기본이고 다문화 가족을 돌보고 그들의 장점을 살려주는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때다.

다문화 가정의 장점은 어머니가 태어난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손쉽게 습득할 수 있어 누구보다도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세계화의 흐름에 주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의무적으로 2개 국어(모국어, 한국어)를 할 수 있는 교육적 환경을 개선하고 인센티브를 주는 등 정부는 조속히 제도적 정책적 결정이 있어야 한다. 일반 한국인 자녀들로부터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자부심을 갖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다면 편견을 없앨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습득된 언어는 분명히 성인이 되면 어머니의 나라에서 세계화 시대에 민간 외교관으로 해외 수출 등 교역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훌륭한 자원들을 잘 보살펴서 미래의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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