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글밭]김인식 대전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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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시민들이 불안하다. 지난 3일에는 80대 환자가 사망했는데 3차 감염자라는 사실에 더 불안해졌다. 보건당국에서는 메르스는 감염자의 침이나 콧물 등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급속한 확산은 없을 것이라 했다. 그러나 한 언론에서 메르스 최초 발견 학자 인터뷰를 방송했는데, 공기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밀폐공간에서 공기 중에 떠다니는 입자들이 옮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스처럼 급속히 공기를 타고 퍼지는 것은 아니라고도 했다. 공기에 의한 감염 가능성과 3차 감염이 보여준 방역체계의 허술함이 시민들을 더 불안하게 만든 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8일 기준 우리시 확진자는 15명, 자가격리가 363명이다. 시·구청에 24시간 비상대책본부가 가동되고 있다. 현 상황에서 확산방지의 중요한 부분은 시민들이 보건당국을 믿고 예방수칙을 따라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먼저 의심 증세 발견 시 대응요령이다. 메르스가 의심되면 042-270-4850~2(대전시)나 043-719-7777(질병관리본부 핫라인)로 전화를 걸어 자세한 증상을 알린다.

발열, 기침, 호흡곤란 같은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마스크를 쓰고 즉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고, 의심환자로 판단될 경우 관할 보건소에 유선신고를 하면 검체를 채취하게 된다.

이후 격리 조치 후 48시간 안에 두 차례에 걸친 검사가 실시되고 양성판정이 내려지면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으로 배정돼 치료를 받게 된다. 시의 발표에 따르면 자가격리도 1대 1로 관리한다고 한다.

음압병상은 병실 안의 압력을 복도보다 낮춰 공기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 후 멸균해 배출하는 시설로 우리시는 충남대, 을지대병원에 마련돼 있다. 이미 확진 환자들이 이곳에서 관리되고 있다.

둘째는 개인위생수칙 준수다.

무엇보다 손씻기. 병균이 사람 피부에 닿으면 12시간을 사는데, 비누를 사용해 흐르는 물로 40초 이상 손을 씻으면 99.8%의 세균이 제거된다고 한다. 손씻기의 중요성을 처음 주장한 의사는 1840년대 '젬멜바이스'다. 출산 후 산모들을 사망으로 몰고 가는 산욕열의 원인을 의사 손에 의한 감염이라고 판단해서 손씻기를 주장했고, 18%를 육박했던 사망률을 0%로 떨어뜨렸다. 손씻기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느껴질 것이다.

다음은 면역력 증강이다. 몸 속 항체의 재료인 단백질을 충분히 확보해서 음식을 고루 섭취하고 피곤하지 않도록 운동과 비타민제 등으로 꾸준히 관리한다면 어떤 병이든 내 몸 안에 들어와 쉽게 둥지를 틀지는 못하리라 생각한다.

셋째로는 마스크 착용이다. 이미 1340년대 페스트로 인구의 30% 가량이 사망했던 유럽에선 카페, 공원 같은 공공장소에서 재채기를 볼 수가 없다. 자신의 코를 막고 재채기를 삼키는 것이 공중도덕 중 하나다. 마스크 착용을 통해 서로 조심하고 사람이 붐비는 장소 방문은 가급적 자제하며 이동 후 바로 손씻기만 잘해도 많은 질병이 예방될 것이라는 게 의학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지금까지 의학 전문가가 아닌 필자가 이런 글을 쓴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시민불안 줄이기다. 우리시 상황과 대처방법 등을 자세히 알리는 것만으로도 시민불안은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둘째는 애꿎은 서민들이 받을 타격이다. 휴교와 휴원으로 아이 맡길 곳을 찾아 부모들이 동동거리고, 식당, 시장, 대중교통에 손님이 많이 줄었다. 우리시 확진환자는 의료기관 감염이지 평범한 일상에서 감염된 사례는 아니다. 개인위생 수칙을 잘 지키며 일상을 유지하는 것에 큰 두려움을 느낄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언제나 시정의 최우선 과제는 시민안전이다. 발 빠른 대응과 높은 시민의식으로 메르스가 하루빨리 종식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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