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지처럼 확대재생산·혼란 부채질, 관내 자체발생 확진자 한명도 없어
외부감염자 국가지정 병원서 치료 중, 왜곡된 정보로 지역사회 피해 우려

최근 포털사이트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천안메르스’라는 제목의 어뷰징 (동일기사 반복 전송)기사가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3~5일 포털사이트 ‘다음’을 분석한 결과 “천안의 한 병원으로 옮겨온 메르스 의심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온 3일 오전 ‘천안메르스’라는 검색어가 포털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하루만인 4일 이 검색어는 6위권에 진입하고 이어 다음날인 5일 오전 10시에는 1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후 천안메르스 검색어는 9시간여 동안 1위에 있었다.

하지만 이 기사들 대부분은 검색어 장사를 노린 일부언론들이 동일한 내용의 기사를 반복해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일부 스포츠매체는 천안과 전혀 관련이 없는 기사에까지 ‘천안메르스’란 제목을 수 십여개 달아 올려놓는가 하면 아예 ‘천안메르스 어쩌다 이지경….’ 등의 선동적 문구로 네티즌들을 현혹했다.

천안이 메르스 진원지인양 잘못 보도된 어뷰징 기사가 입소문이나 SNS 등을 통해 사실처럼 확대 재생산되면서 언론사와 의료기관, 시 보건당국에는 사실여부를 묻는 문의전화가 쇄도하는 등 시민들을 혼란에 빠지게 했다.

실제 카카오톡이나, 페이스 북, 밴드 등 SNS에는 ‘천안메르스 감염 공포’, ‘천안 전염병 1등 도시’, ‘메르스 진원지 천안 무서워’ 등의 혼란을 부추기는 유언비어들이 급속히 전파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왜곡된 정보로 인해 지역사회는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 실제 최근 전통시장은 물론, 동네상가, 영화관, 쇼핑시설,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에 시민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지역문화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확진환자가 입원해 있다는 병원은 내원환자가 뚝 끊기면서 사실상 개점휴업상태다. 하지만 29일과 4일 양성으로 확진된 천안 메르스 환자 2명은 지난달 경기도 평택에서 발생한 최초 감염자 A 씨와 접촉했던 다른지역의 의심환자들이다.

40대 남성과 여성인 이 두사람은 지난달말 질병관리본부의 요청으로 국가지정치료병상을 보유하고 있는 천안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왔으며, 외부와 완벽히 차단된 격리병동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천안에서 자체발생한 메르스 감염환자가 아닌 것이다. 이들은 현재 증세가 호전돼 매우 안정적인 상태로 알려졌다.

신부동에서 식당을 하는 홍모(57) 씨는 "이곳에서 장사를 시작한 이래 이렇게 사람이 없는 건 처음"이라며 "천안을 왜곡하는 정보가 3일내내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데 시 당국은 어째서 강건너 불구경식이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6일 현재 메르스 확진환자가 자체 발생한 지역은 서울과 경기 평택, 수원, 부천, 대전, 부산, 충남 아산, 전북 순창 등 8곳이다.

천안=전종규 기자 jjg280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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